고문단 끝으로 의견수렴 마쳐… 이르면 이번주 한동훈 비대위 발표고문들 "당 비상시국 돌파할 사람 한동훈 말곤 없어" 힘 실어줘전국위 3일 전까지 공고해야… 늦어도 1월 초 한동훈 비대위 출범
  •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서성진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서성진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한 당내 의견수렴을 마무리하며 이르면 이번 주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비대위원장에 임명할 예정이다.

    의결 절차를 거쳐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비대위가 공식 출범하면, 국민의힘은 빠르게 총선 체제를 정비하고 본격적인 공천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회의 후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며 "오늘 사실상 의견수렴 과정을 마무리할까 한다. 이제 제가 여러 가지 고민과 숙고를 통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13일 김기현 전 대표가 사퇴한 이후 14일 중진 연석회의, 15일 비상의원총회, 18일 현역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개최하며 한동훈 비대위와 관련한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그러나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과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선거대책위원장 임명에 힘을 실으며 난관에 부닥쳤고, 당 지도부는 상임고문단의 조언을 구하며 명분 쌓기에 나섰다.

    이날 상임고문단회의에서는 '한동훈 카드'가 불가피하다는 데 큰 이견이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의는 없는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의 관계는 신뢰가 있기에 더 바른 소리를 할 수 있다. 민심을 잘 전달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기에 염려하는 것만큼 당·정이 수직관계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 장관의 정계 등판 시기가 다소 빠르지 않으냐는 지적에 유 고문은 "선거가 4개월도 남지 않은 마당에 지고 나면 아무것도 없다"며 "임진왜란 마지막에 등판한 이순신 장군은 배 12척 남은 상황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이 배 12척 남은 상황과 같다"고 지적했다.

    유 고문은 이어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은 이 시기에 배 12척을 한동훈 장관에게 맡겨보자는 중지가 모아졌다"며 "다른 고문도 걱정을 하지만, 반대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용갑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우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앞으로 싸워야 한다"며 "비상 시점이 아니고 평시라면 모르겠지만, 현재 당의 비상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사람은 한동훈 장관 말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없는 만큼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고 기대한 김 고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어떻게 대통령이 됐나. 경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위기상황에서 대안이 됐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부족한 데다 전국적 인지도를 보유한 만큼 비대위원장보다는 선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는 것이 김 고문의 전언이다. 다만 '한동훈 불가론'보다는 당 원로로서 우려 정도였다고 한다.

    유준상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한동훈 장관이 훌륭한 당의 자산이지만, 조기에 등판해 상처를 입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며 "한 장관이 국회에 진출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선대위원장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니냐"고 말했다.

    권철현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몇 분은 우리 당의 중요한 보석 같은 사람을 아껴야 하지 않느냐는 의미에서 비대위원장보다 선대위원장이 어떠냐는 사람도 있었다"면서도 "그것은 아주 소수이고, 위기에 아껴 두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지도부가 당내 총론을 모은 만큼 국민의힘은 이번 주 중 한동훈 비대위원장 임명을 발표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헌 제96조에 따르면, 당 대표권한대행이 비대위 설치 여부를 결정할 경우 지체 없이 전국위원회의 추인을 받아야 한다.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의 의결을 거쳐 당 대표권한대행이 임명한다.

    다만 당헌 제20조에 따라 전국위 개최 3일 전까지 이를 공고해야 한다. 따라서 오는 21일 예산안이 처리된 후 오는 22일 한동훈 비대위원장 임명을 발표하고 전국위를 소집한다면, 오는 26일 의결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전국위원회를 열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작업이 필요해 휴일인 크리스마스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가 고심을 거듭해 이번 주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 비대위원장 인선을 발표한다면, 비대위 출범은 1월 초에 이뤄진다. 비대위원은 비대위원장이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임명한다. 비대위원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면 비대위 설치가 완료된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