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가 선정한 전 세계 일류 기자 9人탐사보도 기자이자 저술가인 '밥 우드워드'최고의 '외교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한국 저널리즘의 발전 위해 노력한 박권상
  • 우리는 지금 가짜뉴스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대통령 선거 직전, 한 유력후보가 검사 시절 특정 사건을 무마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고,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이 뉴스 자막에 나와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될 뻔한 일도 있었다. 심지어 한 목사가 대통령 부인에게 접근해 '김영란법 위반' 행위를 유도하고 이를 몰래카메라로 찍는 황당한 사건도 벌어졌다. 공정언론국민연대·자유언론국민연합 등이 발표한 '올해의 가짜뉴스' 리스트를 보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거의 매달 가짜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진짜 언론'과 '유사 언론' 경계 무너져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이유는 유튜브 같은 SNS의 득세로 '진짜 언론'과 '유사 언론'의 경계가 무너졌고, '기자윤리'는 물론 기본적인 자질이 부족한 이른바 '가짜기자'들도 아무런 제재 없이 마음껏 활개칠 수 있는 '언론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유튜브·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하는 '소셜미디어(Social Media)'의 발달은 특별한 자격이나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정보를 가공해 전달하고 공유하는 '1인 미디어', '1인 커뮤니티' 시대를 앞당겼다.

    모든 사람이 '뉴스 소비자'임과 동시에 '뉴스 생산자'가 된 작금의 상황이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경제력 등이 상승하면서 뉴스 소비자들의 기대와 눈높이가 높아진 반면, 진실을 가리는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국내 언론의 위상과 신뢰도는 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62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언론인 월터 리프먼(Walter Lippmann)은 "저널리즘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언론이 취약해질수록 민주주의의 성숙과 사회의 일류화·선진화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100년 넘게 통용돼 온 '미디어 법칙'이 파괴되고 있는 지금, 한국 언론은 어떻게 생존하고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아웃퍼포머의 힘(도서출판 'W미디어' 刊)'의 저자는 한국 언론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퀄리티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의 실현과 그 주인공인 '저널리스트'들에게 있다고 말한다.

    올해 34년차 현역 언론인인 저자는 복잡한 이론이나 디지털 투자, 인력 증원, 처우 개선 같은 외부 변화보다는 저널리스트들의 머리와 심장, 즉 내적인 각성과 분발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저자는 저널리즘 본래의 매력에 빠져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9명의 세계적인 일류 저널리스트들의 '열정'과 '노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책 제목에 등장한 '아웃퍼포머(Out Performer)'는 경영 사상가 모튼 한센(Morten Hansen)이 사용한 말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워터게이트' 특종 주역, 밥 우드워드 등 9人

    '아웃퍼포머의 힘'은 언론인 특유의 간결한 필치와 묘사, 정확한 자료 인용을 바탕으로 2명의 여성을 포함한 9명 각자의 생애에 걸친 '저널리즘 정신(Journalism Spirit)'과 '분투(Endeavor)'의 역정을 생동감 있게 담고 있다.

    이들이 땀과 눈물, 즐거움으로 구현한 '퀄리티 저널리즘'이 한국 언론 부흥의 열쇠이자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책은 여성과 직장인, 대학생들에게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9명의 저널리스트 각자가 평균 50년이 넘는 동안 갖은 역경을 이겨내면서 실천한, 소명(召命)에 따른 '직업정신'은 시대와 직업·직종을 떠나 21세기 한국인에게 '살아있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저자가 꼽는 '일류 저널리스트' 9명은 △탐사보도 기자이자 저술가인 밥 우드워드(Bob Woodward) △최고의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인 NYT의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 △전설적인 방송인인 월터 크롱카이트(Walter Cronkite)와 △바버라 월터스(Barbara Walters) △미국 언론계의 기둥인 제임스 레스턴(James Reston) △정치부 기자의 대부(代父)인 데이비드 브로더(David Broder) △여기자 가운데 퓰리처상을 처음 받은 마거리트 히긴스(Marguerite Higgins) △아서 옥스 펀치 설즈버거(Arthur Ochs Punch Sulzberger) NYT 발행인 △박권상 전 KBS 사장 등이다.

    저자는 "국내 언론인 가운데 △신문·방송·통신·잡지에서 일한 '종합언론인'인지 △한국언론의 일류화·국제화·선진화에 직접 참여하고 앞장섰는지 △심지가 굳고 깨끗한 삶을 살았는지 △여전히 일반인의 기억에 남아있는 현대적 인물인지 등을 고려해 '일류 저널리스트'로 박권상 전 KBS 사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 저자 소개

    송의달 = 1989년 언론계에 입문해 중앙일보와 한국일보를 거쳐 1990년 12월부터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 중이다. 편집국에선 기자·데스크·부국장 등으로, 인터넷 매체 조선비즈에선 대표이사(CEO)로 일했다. 1999년 워싱턴포스트 본사 연수를 했으며 데이타뱅크국·출판국·사장실·광고국에서 1~2년씩 근무했다. 2020년부터 조선닷컴에 [송의달 LIVE]를 연재하고 있다.

    워싱턴 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연구원과 홍콩특파원으로 5년 가까이 미국과 중국, 아세안을 관찰·취재했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 의회' '미국을 로비하라' 등 미국을 다룬 저서와 '세상을 바꾼 7인의 자기혁신노트' '21세기 경영 대가를 만나다' 등을 냈다. K저널리즘과 K정치의 도래를 염원하면서 쓴 이 책은 1년여 작업을 거쳤다.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안동고와 서울대 외교학과 학부·대학원을 졸업했다. 동국대·서강대·연세대의 과정(課程)과 미국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Walsh School of Foreign Service) Fellows Program을 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