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키이우 공습… 곳곳에서 화재·정전 발생에너지시설 공격… "어린이 포함 5명이 파편 피해"우크라도 다음날 모스크바에 보복성 드론 보내
  • ▲ 우크라이나 구조대원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드론 공습을 받아 파손된 키이우의 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구조대원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드론 공습을 받아 파손된 키이우의 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시작한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우크라이나에 쏟아부었다. 우크라이나도 다음날 곧장 러시아에 맞대응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25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두 방향에서 총 75대의 이란산 샤헤드 드론을 키이우 등에 발사했다"며 "기록적인 수의 드론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은 이 중 74대를 요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약 6시간에 걸친 러시아의 공습으로 키이우에서 11세 어린이를 포함한 5명이 공중에서 떨어진 파편에 맞아 다쳤다. 주거용 건물과 유치원 등 키이우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주민 약 1만7000명은 수시간 동안 정전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는 지난 9월 말 이후 52일간 키이우 공습을 중지했으나, 지난 11일 미사일 공격에 이어 2주 만에 대규모 드론 폭격을 했다.

    이번 공격은 1932년부터 1933년에 걸쳐 구소련 치하의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홀로도모르'(대기근) 91주년 추모일에 발생했다. 홀로도모르는 우크라이나어로 '아사(餓死)'라는 뜻으로 이 기간 동안 250만명에서 350만명 사이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홀로도모르 날 밤 70대 이상의 샤헤드 드론 공격이 가해졌다"면서 "러시아 지도부는 살인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을 시작으로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키이우 공습 다음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드론 공격을 펼쳤다. 우크라이나 측의 보복 공격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에 모스크바와 툴라, 칼루가, 브랸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11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소뱌닌 시장은 "일부 드론은 모스크바로 날아갔으나 러시아 방공군에 의해 저지됐다"면서 "(드론) 잔해가 떨어져서 발생한 심각한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알렉세이 듀민 툴라 주지사도 "러시아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드론 2대를 격추했다"면서 "이 중 한 대가 주거용 건물에 떨어져 한 명이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알레한데르 보고마스 브랸스크 주지사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방공망에 의해 저지되고 드론 2대가 격추됐다"고 했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마쉬(Mash)는 우크라이나가 사용한 드론은 이란제 샤헤드 공격용 드론을 본떠 만든 신형 모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