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박진, 北 관련 中 역할 강조中 원론적 입장 되풀이…왕이 "한반도 안정에 도움 될 것"
  • ▲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양자회담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양자회담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 외교장관이 26일 부산에서 양자 회담을 열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러북 군사협력 강화 등을 두고 논의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대면 회담은 이번이 4번째다.

    박 장관은 이날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 전, 왕 외교부장과 만나 글로벌 현안에 대한 양국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장관은 중국 측에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나오는 것이 한중 공동 이익에 해당한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전 10시40분부터 약 두시간 정도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지한 회담을 진행했다. 박 장관은 중국 측에 환영 인사와 함께 탈북민의 강제 북송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박 장관은 "탈북민이 강제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전했다. 

    이어 박 장관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반하고 한국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최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로 인한 9.19군사합의 효력정지는 한국의 최소한의 방어조치였다"고 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중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축하하고, 당나라에서 관직을 지낸 신라말 석학 최치원 선생의 동상이 있는 동백섬 인근에서 회담을 개최하게 됐다"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한중 관계의 새로운 활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중국인의 한국 방문을 환영한다며 양국 청소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내 안중근 전시실과 윤동주 생가가 재개관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왕 외교부장은 기존 중국의 입장과 유사한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중국이 한반도 상황의 안정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 "현재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고 민감한 만큼 각 주체가 냉정을 유지하고 정치적 해결의 큰 방향성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위성발사에 대해서는 "쌍궤병진(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진행) 원칙에 따라 의미 있는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왕 외교부장은 이같은 입장을 반복하며 한반도 안정화에 도움 되는 역할을 하고 인도주의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국 측에는 박 장관 외에 정병원 차관보, 김건 한반도 본부장, 이동렬 장관특보, 임수석 대변인, 김한규 주중공사, 최용준 동북아 국장 등이 배석했다.

    중국 측은 왕 외교부장 외에 싱하이밍 주한대사, 쑹쟈 예빈사 부국장, 눙룽 부장조리, 덩즈 외교부장비서, 천사오춘 아주국 부국장, 팡훙 아주사 부국장, 마오닝 신문사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양측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중국이 기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재차 요청했고, 한국은 대만에 대한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