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 주요 군사기지구역 촬영"신원식 "위성 분야에 조금이라도 지식있다면 첫날 그렇게 할 수 없다"합참 "위성체 정상작동 여부는 한미 추가 분석 필요… 시간 소요될 것"
  • ▲ 북한 김정은이 22일 방문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 화면에 한반도와 일본, 태평양 등이 보인다. ⓒ연합뉴스
    ▲ 북한 김정은이 22일 방문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 화면에 한반도와 일본, 태평양 등이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북한이 미군 주둔지인 태평양 괌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오전 10시 김정은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 김정은은 우주궤도에 진입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작동상태와 세밀조종, 항공우주촬영 상황 등을 점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김정은이 이날 태평양지역 괌 상공에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 주요 군사기지구역을 촬영한 항공우주사진들을 봤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오전 9시21분 '만리경-1호'로부터 수신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통신은 7~10일 동안의 '세밀조종공정'을 거쳐 오는 12월1일부터 정찰위성이 정식 정찰임무에 착수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1일 오후 10시42분 '만리경-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을 발사했으며, 705초만에 '만리경-1호'를 우주궤도에 정확히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위성 발사 이후 약 11시간 만에 위성의 초기운용단계를 모두 거친 것이 된다. 초기운용단계란 궤도에 진입한 위성이 태양전지판 전개에 따른 배터리 충전을 거쳐 지상관제소와의 통신까지 수행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위성 발사는 '실패'다.

    북한은 미군기지를 촬영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진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북한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이 우주궤도에 정상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이)정상궤도 진입한 것으로 1차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1, 2, 3단 분리가 정상적으로 됐고 속도, 고도 등 비행환경정보를 볼 때 일단 궤도 진입을 한 것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며 "미측과 정보를 교환해 최종 평가해야겠지만 저희는 성공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는 12월1일부터 '만리경-1호'가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는 북한 주장에 대해서는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신 장관은 "정상 궤도에 진입하더라도 정상적인 정찰 임무를 수행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김정은이 굉장히 기쁜 나머지 좀 오버한 것 같다"며 "특히 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위성 분야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발사) 첫날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지는 이르면 이번 주말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신 장관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위성을 탐지·포착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위성전파수신안테나를 사용해 위성의 위치를 추적하며, 미 우주군사령부가 위성의 정상작동 여부를 평가한다"며 "최소 3일 이상 있어야 결과가 나오며, 빠르면 주말 정도에는 위성체의 정상작동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도 문자공지를 통해 "북한이 발사한 소위 '군사정찰위성'은 비행 항적 정보와 여러가지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위성체가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합참은 "위성체의 정상작동 여부 판단에는 유관기관 및 한미 공조 하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