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안 든다고 검사 탄핵… 앞으로 판사도 탄핵하려 할 것""탄핵될 만큼 비위가 명백했다면, 왜 이 시기에 했는지 의문"
  • ▲ 이원석 검찰총장이 10월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10월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현직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 이원석 검찰총장은 "검사를 겁박하고 마비시켜 사법 절차를 막으려는 방탄 탄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총장은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국회 제1당이자 다수당인 민주당이 지난 9월 검사를 탄핵한데 이어 오늘(9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며 "검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사를 탄핵한다면, 앞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선고한 판사를 탄핵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고발 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자녀 위장전입 의혹 등이 제기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를 탄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차장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총장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검사를 포함해 탄핵이 발의되고 의결된 것에 대해 정치적이라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검찰과 사법을 정쟁에 끌어들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핵하겠다면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저를 탄핵해달라"며 "검찰은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 검찰에게 일할 기회를 주시길 국민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장은 "헌법에는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직무상 위법'에 대해서만 탄핵을 인정하고 있다"며 "앞서 탄핵된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시청 차장) 검사는 사건 처리 9년 만에, 손준성 검사는 1년 반 만에, 이정섭 검사는 민주당에서 얼마 전에 의혹을 제기하고 바로 탄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이 될 만큼 비위가 명백했다면 왜 9년, 1년 반이나 놔두고 이 시기에 탄핵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총장은 탄핵을 발의한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한 듯 "뇌물을 받은 국회의원,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국회의원, 보좌관을 추행한 국회의원, 피해자 할머니의 보조금을 빼돌린 국회의원,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를 한 국회의원, 가장자산을 국회에서 투기한 국회의원 등 이들에 대한 탄핵이나 제명은 우리 현실상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검찰청도 이날 이 총장의 입장 표명에 앞서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의 반복적인 다수의 검사 탄핵은 제1당의 권력을 남용해 검찰에 보복하고 탄핵을 통해 검사들의 직무집행을 정지시켜 외압을 가하는 것"이라며 "수사와 재판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