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징계 취소 결정에도… "12월 특정 날짜 고민" 공개 발언김종인 만나는 등 탈당 후 신당 행보 가속… 유승민도 12월 결단당 내부선 "민생개혁 위해 통합할 때… 정치는 손 내밀면 잡는 것"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12월까지 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탈당할 가능성이 '100%'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화합을 위한 손을 내밀고 있지만, 신당 창당설을 사실상 공언한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가 당을 흔들지 말고 더욱 자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2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 시그널'에 출연해 탈당 후 새로운 정치를 할 가능성이 "당이 제대로 변하지 않으면 100"이라며 "수도권에서 국민들 민심이 돌아설 때까지 당이 반성하지 않으면, 그리고 용산이 반성하지 않으면 선거 치르나 마나"라고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12월에 특정한 날짜를, 고민하는 날짜가 있다"고 결단 시점을 12월로 못박았다. 

    앞서 유승민 전 의원도 탈당과 관련해 '12월 결정'을 예고한 바 있는 만큼 두 사람이 12월 함께 탈당 후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비윤계와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하나라도 다르다고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비슷한 점을 찾아서 같이 정치 할 사람을 찾지 않을까"라는 의중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무총장을 지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당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 "임명직 당직자 사퇴한다더니 다시 슬그머니 한 달도 안 돼 들어오는 걸 보니 사람이 없군. 먹고살 만해졌나 생각하나 보군. 역시 노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잘 준비해서 여당 프리미엄으로 꽃가루를 날리고 폭죽을 터트려도 모자랄 판에 고춧가루를 날리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 전 대표는는 1일에는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약 30분간 면담했다.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신당 창당 등과 관련해 조언을 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제가 항상 어떤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에 많이 자문하고 상의드리는 분"이라고 전제한 이 전 대표는 "정치상황 자체가 엄중하다 보니 모든 상황을 열어 놓고 상의드렸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이 "지금 같은 시점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 봐라, 어떤 사람과 주로 상의해라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며 "정말 훌륭한 분들이구나 하는 분들은 예의를 갖춰 만나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만남을 희망하는 것을 두고 이 전 대표는 "방송에서 사실상 제언을 모두 했다"며 "이런 내용을 몰라서 내게 들어야 한다면 만날 이유가 없다. 실천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혁신위 1호 안건인 '대사면'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양두구육' 발언 등의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총 1년6개월인 이 전 대표 징계는 취소됐다. 이 전 대표는 그러나 "별로 할 말이 없다"며 사실상 화합의 손길을 걷어찼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자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께 염려를 끼친 당사자들은 더 낮은 자세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우리 모두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민생과 개혁을 위해 통합을 추구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당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뛰쳐나가기 위한 명분을 쌓는 과정에서 (징계 취소 결정으로 탈당을) 더 어렵게 만든 것 아닌가"라며 "정치라는 것은 손을 내밀면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당이 단합하고 세를 넓혀야 총선에서 이길까 말까"라며 "우리가 더 큰 목표를 위해 혁신위 제안을 받아들인 만큼 이 전 대표가 (화합 메시지를) 받아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