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외 행보는 광주 5·18 참배… '포용 부진' 비판 의식했나이준석 "아량 베푸는 식 접근에 반대… 더 근본적인 걸 하시라"
  •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혁신위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혁신위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국민의 뜻으로,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가 1호 안건으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사면'을 내걸었다.

    혁신위는 또 '통합'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첫 행보로 오는 30일 광주광역시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택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첫 회의 직후 "위원장이 최초에 말했던 국민 통합, 야당과의 소통과 통합, 당내 화합과 통합 등을 주요 안건으로 삼아야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안건 제안이 있었지만 대부분 당내 화합과 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삼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혁신위가 당 윤리위 징계 대상자들의 사면을 지도부에 건의할 경우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이 사면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받은 분들이 사면 대상이냐'는 질문에 김 위원은 "그렇다고 봐야 한다"며 "가령 형사범죄에 연루돼 기소된 것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안은 안건으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어 "최고위원회에서 승인해 주면 대사면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혁신위의 이 같은 결정은 혁신위원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키워드로 꼽았지만 혁신위원 명단에는 비윤계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무늬만 통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당에 쓴소리를 주로 해왔던 비윤계 인사들의 징계 해제를 통해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 전 대표는 혁신위 발표 직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있었던 무리한 일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반성하도록 하는 게 혁신위의 일"이라며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듯이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저는 이런 혁신위의 생각에 반대한다. 재론치 않았으면 좋겠다"며 "권력의 횡포를 지적하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하시라"고 충고했다.

    한편, 혁신위는 오는 30일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또 오는 29일에는 인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혁신위원이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열리는 이태원참사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