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위성발사장 인력 이동이나 국제해사기구 통보 등 사전 징후 없어지난 19일 러 외무장관 방북… 위성 기술자들 조언 등 이뤄졌을 가능성
  • ▲ 지난 5월31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연합뉴스
    ▲ 지난 5월31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연합뉴스
    10월 중 3차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북한이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3차 위성 발사가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6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관련 특이동향에 관해 "따로 설명드릴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관계당국이)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위성발사장을 지켜보고 있지만 별다른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8월24일 제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하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군 안팎에서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 다음으로 꼽히는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 전후로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노동당 창건일을 지나 10월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현재까지 북한은 위성 발사와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줄곧 위성발사장으로 사용해온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인력 이동이나 국제해사기구(IMO) 통보 등 사전 징후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1·2차 위성 발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했던 것과 달리 상황이 심각함을 인지하고, 이를 풀기 위한 조치들을 추진하면서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위성 기술자들의 조언이나 기술 지원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북 정상회담 후속 논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했으며, 김정은과 1시간가량 대담하기도 했다.

    실제로 러시아 기술자들이 북한과 접촉했을 경우, 북한의 제3차 위성 발사 시기는 앞으로 김정은보다는 푸틴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기술자들의 최종 승인을 거친 이후에야 북한이 위성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북한으로서도 사실상 제3차 발사가 올해 마지막 시도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발사 성공에 초점을 맞춰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에 더이상 실패는 용납이 안 되는 부분일 것"이라며 "성공 확률이 90% 정도라고 하더라도 북한은 위성을 발사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위원은 "조금 늦더라도 위성을 발사해 성공할 경우 그제야 핑계나 변명을 만들면 그만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완벽에 완벽을 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오는 11월 '425사업'을 통해 개발한 독자 정찰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425사업은 총사업비 1조2000억원을 들여 오는 2025년까지 고성능영상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기 등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군은 북한 내 미사일기지와 핵실험장 등 주요 시설의 위성 관측 정보를 최소 2시간 단위로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