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후 "10월 3차 시도"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태양절 다음으로 꼽히는 北 최대 명절체제 선전 및 무력 과시 등 정치적 일정 고려해 위성 발사 예상
  • ▲ 지난 5월31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연합뉴스
    ▲ 지난 5월31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연합뉴스
    북한이 예고한 '10월 제3차 정찰위성 발사' 시기가 다가오면서 군 당국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전처럼 북한이 정치적 일정을 고려해 조선노동당 창건일인 오는 10일 전후로 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8월24일 제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직후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차기 발사 시기를 10월로 명시했다. 당시 통신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차 발사 실패 당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며 구체적 시기를 밝히지 않았던 북한이, 3차 발사 시기는 '10월'이라고 분명하게 언급했다.

    북한이 3차 발사 시기로 지목한 10월에는 조선노동당 창건일(10월10일)이 있다. 노동당 창건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 다음으로 꼽힐 정도의 최대 명절 중 하나다.

    과거 북한이 정치적 일정을 고려해 무력 도발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일삼아온 만큼, 당 창건일을 앞두고 체제를 선전하고 대외에 무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3차 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이 세 번째 위성 발사 준비 정황들은 여러 경로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2일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랩스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결과, 2대의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과 새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또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3일 미국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RC-135V 리벳조인트가 한국 상공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리벳조인트는 수백 ㎞밖에 떨어진 전자정보와 통신정보를 수집하고 발신지를 추적할 수 있는 정찰기다. 북한 내부의 군사적 움직임을 파악한 미군 측이 더욱 정확한 확인 차원 차원에서 정찰기를 한반도에 출격시켰다는 해석이다.

    북한의 3차 위성 발사는 지난 5월과 8월 발사된 1~2차와 마찬가지로 실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까지 나타난 북한의 위성 발사 실패 원인은 '천리마-1형'이라는 위성발사체의 비정상적인 비행 또는 폭발이다. 1차 발사 실패 이유로 북한은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 발동기 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2차 발사 실패는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라고 시인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위성을 자체적으로 발사하는 선진국들은 특히 (발사체가) 폭발하는 경우를 심각한 문제로 판단해 개선하는 데 짧게는 4~8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며 "상식적으로 본다면 (북한의 위성 발사 성공은)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려야 하는데 1개월 만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일반적으로 발사체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부터 왜 문제가 발생했는지 식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개선된 부품을 다시 조립하고 지상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안전성을 확보한 뒤 다시 전체 체계와의 호환성 등을 확인한다.

    이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하는데, 북한의 현주소는 많은 과정이 생략돼 있는 만큼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은 1차 실패 후 85일 만에 2차 발사를 감행했고, 2차 실패 후 2개월 안에 3차 발사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직접 도움을 약속한 만큼, 러시아 인사들의 방북 이후로 위성 발사 일정을 연기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신 연구위원은 "러·북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의 부품이나 구성품을 받아 현재의 발사체인 '천리마-1형' 설계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금 당장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 전문가들에게 '천리마-1형'의 설계도를 보여주면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가르침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위성발사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3차 발사를 포함해 관련 지역과 사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적 및 감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활동과 관련 징후를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