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행사에 약 20대 투입 예정… 사고 조사로 계획 수정 불가피사고 난 지 1년도 안 됐는데 또 추락… 부실점검 의심하는 목소리도
  • 지난 21일 이륙 중 추락한 공군 전투기 KF-16의 사고 여파로 26일 국군의날 행사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박윤서 공군 서울공보팀장은 25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KF-16) 전력들은 일부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해당(사고)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기종은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공보팀장은 사고 조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아직 조사 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21일 오전 8시20분쯤 제20전투비행단 소속 KF-16 1대가 임무 수행을 위해 충청남도 서산기지에서 이륙하던 중 추락했다. 조종사 1명은 비상탈출해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사고 이후 이상학 공군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전투기인 KF-16C는 단좌기로, 지난해 11월 추락한 전투기와 동일한 기종이다. 당시 공군은 KF-16 전 기종의 비행 중지와 함께 일제점검을 실시했다.

    그러나 사고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추락사고가 재발했다는 점에서 부실점검 등의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1일에도 KF-16은 비행 중 공중급유 도어가 열리지 않는 문제가 생겨 긴급복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 KF-16 추락 사고는 26일 개최되는 창군 75주년, 한미동맹 70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과 서울 시내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 KF-16은 최초의 한국형 전투기인 KF-21 '보라매' 등과 함께 편대비행을 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약 20대의 KF-16이 행사에 동원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인해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KF-16은 1990년대 도입 이후 총 9차례 추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1997년 8월 연료 도관 부식으로 처음 추락사고가 발생한 이후 한 달 뒤인 9월 같은 이유로 또다시 추락했다.

    2002년 2월에는 엔진 터빈블레이드 파손으로 1대가 추락했고, 2007년 2월 정비불량 사고 이후 그해 7월 비행 중 착각으로 서해에 추락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09년 3월에는 조종사 과실, 2019년 2월 부품 고장으로 각 1대가 추락했다.

    지난해 11월20일에는 제19전투비행단 소속 KF-16 전투기 1대가 엔진 이상으로 추락했고, 이 사고 여파로 대규모 전역급 공중종합훈련인 2022년 후반기 '소링 이글'(Soaring Eagle) 훈련이 취소됐다.

    4세대 다목적 전투기인 KF-16은 '한국형 전투기 사업' 일환으로 미국 F-16에 국산화한 부품을 조립생산하는 방식으로 전력화했다.

    현재 공군에서 약 130대를 운용 중이며, F-15K와 함께 주력 전투기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