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75주년을 맞은 국군의날 행사에 병력 6700여 명, 장비 340여 대 참가 오전 서울공항에서 행사, 오후엔 시가행진… 한국형 전투기 KF-21도 공개軍 보유 무기 중 가장 강력한 '현무' 계열 고위력 미사일 등장 예고
  • ▲ 지난 2013년 개최된 '건군 제 6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군 장병들이 시가행진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지난 2013년 개최된 '건군 제 6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군 장병들이 시가행진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올해 건군 75주년을 맞은 국군의날 행사가 '강한 국군, 튼튼한 안보, 힘에 의한 평화'를 주제로 오는 26일 개최된다.

    13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총 6700여 명의 병력과 68종 340여 대의 장비가 참가한다. 26일 오전 10시 서울공항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오후 4시에는 숭례문~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시가행진을 한다.

    1부 개념인 기념행사는 식전행사에 이어 기념식, 식후생사, 분열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장병 및 군인 가족, 예비역, 보훈단체, 국민 등까지 합하면 총 1만여 명이 서울공항에 모여 국군의날을 함께 축하한다.

    기념행사에서는 최초의 한국형 전투기인 KF-21 '보라매'와 국산 차세대 소형무장헬기(LAH, Light Armed Helicopter),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 등 국산 개발 장비 8종 27대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일 창설된 드론작전사령부의 정찰·감시·타격 드론도 행사장에 전시된다.

    국군의 차세대 모델인 워리어플랫폼도 눈여겨볼 만하다. 보병대대 장병들은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하고 등장하며, 장비부대는 기존처럼 단순 장비 나열이 아니라 무인체계, 유·무인 복합체계인 아미타이거, 3축 체계 등 과학기술 강군의 모습을 공개한다.

    하늘에서는 공군에서 운용 중인 F-35A 등 6종 21대의 전투기가 국군의날 최초로 대규모 편대비행을 펼친다. LAH 등 회전익 9종 54대와 KF-21 등 고정익 11종 76대도 행사장 상공을 날아다니며 국군의날을 축하한다.

    최초로 참가한 국군 교향악단과 합창단의 합동 무대도 준비돼 있다. 합창단은 건군 75주년을 기념해 각 군 장병, 생도, 카투사, 예비역·대학생 중에서 각각 75명씩 선발했으며, 국군 교향악단의 선율에 맞춰 민·군이 어우러지는 축하의 장을 만들 예정이다.
  • ▲ 국방과학연구소가 지난달 30일 독자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탄도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L-SAM 표적탄 발사 모습. ⓒ연합뉴스
    ▲ 국방과학연구소가 지난달 30일 독자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탄도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L-SAM 표적탄 발사 모습. ⓒ연합뉴스
    주한미군의 활약상도 주목된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주한미군은 이번 행사에 최대 규모의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유엔 의장대와 미 군악대가 참가하는 수준이었다.

    올해 행사에는 한미 최정예 요원 200여 명이 실제 공중침투와 동일한 방법으로 전술강하를 실시하면서 공중에서 다양한 침투 기술을 선보인다. 미 공군 전력 7대는 고정익 항공기가 펼치는 대규모 공중분열에 참가한다. 시가행진에는 최초로 미 8군 전투부대원 등 300여 명이 미군 도보부대로 편성돼 국군과 함께 행진할 계획이다.

    군 당국은 올해 국군의날 행사를 위해 해외에 있는 6·25전쟁 참전용사와 후손들을 국군의날 행사에 초청했다. 6·25전쟁 참전 19개국의 참전용사·후손 등 44명이 방한할 예정으로, 이 중에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튀르키예의 네즈뎃 야즈즈올루(Necdet Yazicioglu·94)와 콜롬비아클레멘테 퀸테로(Clemente Quintero·93)도 포함돼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당시 미측 대표였던 존 포스터 덜레스 국무장관과 정전협정 서명에 참석했던 마크 웨인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의 손녀들도 초청돼 한미동맹·정전협정 70주년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2부로 서울 한복판에서 시행되는 시가행진에서는 육·해·공 3군과 해병대의 통합된 역량을 최초로 선보인다. 동원 병력은 4000여 명, 장비는 170여 대가 도열해 행진한다. K-21 장갑차, 박격포, 장애물개척전차, 천무, 대포병레이다, 비호복합, 천무, 상륙돌격장갑차(KAAV), 사단급 UAV, 공격형무인기, 무인잠수정 등이 동원된다.

    특히 군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수준의 전략무기인 '고위력미사일'인 '현무' 계열 미사일도 공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현재 탄도미사일(현무-Ⅰ·Ⅱ·Ⅳ)과 순항미사일(현무-Ⅲ)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 영상에서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이라는 설명과 함께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Ⅴ'로 파악되고 있다.
  • ▲ 제 75주년 국군의 날 축하비행 연습중인 항공기들이 지난 7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상공을 지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제 75주년 국군의 날 축하비행 연습중인 항공기들이 지난 7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상공을 지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시가행진은 숭례문에서 광화문 일대에서 실시되며, 제병 지휘관의 구호와 함께 장비부대가 먼저 출발하고 도보부대가 뒤를 따른다. 공중에서는 아파치 헬기와 블랙이글스가 동시에 비행하고,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은 증강현실(AR)로 행진에 동참한다.

    특히, 올해는 이전 행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국민과 함께하는 행진'이 마련됐다. 장병·국민이 군악대, 염광고교 마칭밴드, 각 군 마스코트 인형과 함께 서울시청 앞에 설치한 국민 사열대에서 광화문광장(육조마당)까지 행진한다.

    행진을 마친 뒤에는 광화문광장에서 대형 태극기 펼치기 행사가 진행된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육·해·공·해병대 마스코트와 사진 찍기, 포토존 운영, 각군 마스코트 기념품 증정 행사도 열린다.

    국군의날은 군의 위용과 전투력을 국내외에 과시하고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1956년 제정한 법정 기념일로 매년 10월1일이다. 1998년 이후에는 5년마다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시가행진을 진행했다. 그러나 2018년 제70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 때는 열리지 않았다. 당시 문재인정부는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 등 대북관계를 살피면서 시가행진 없이 축제 형식으로 기념행사를 치렀다.

    군은 10년 만에 국군의날을 상징하는 시가행진을 부활시키며 올해 추석 연휴(9월28일~10월1일)를 고려해 행사를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군 장비가 동원된 시가행진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서울시청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시가행진에는 병력 4500여 명과 함께 육·해·공군, 해병대가 보유한 장비 37종 105대가 투입됐다.

    군 당국은 행사 당일과 예행연습이 진행되는 14~26일 서울공항 주변과 서울 시내 일대에서 항공기 비행음이 예상되는 만큼 시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또 행사 당일 오후 1시부터 3시40분까지는 서울공항에서 숭례문까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숭례문에서 광화문광장까지 '차 없는 거리'(일부 구간은 야간까지)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협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