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김만배, 증거인멸 가능성"… 검찰 '구속영장 재청구' 초읽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의 신병을 묶는 데 실패한 검찰은 신 전 위원장 등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전망이다.

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신 전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과 6일 각각 신 전 위원장과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부터 소환조사까지 속도를 내자,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가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확보한 압수물과 조사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소위 '가짜뉴스 공작'의 진상을 규명하고, 나아가 이들의 배후 세력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6일 김씨의 추가 구속 심문기일에서 "김씨는 범행 실행 단계에서부터 수사와 재판 중에도 증거를 인멸한 전력이 있다"며 "석방되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음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고 재구속 필요성을 적극 피력했다.

그러나 대장동 본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이준철)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따라 김씨는 1심 재판 구속기간인 6개월이 만료돼 7일 0시를 넘긴 직후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석방된 김씨는 "그 당시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그런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허위 인터뷰 의혹 전반을 부인했다.

그러자 여권을 중심으로 김씨의 허위 인터뷰는 '대선공작 게이트'라며 김씨의 재구속 필요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7일 부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조작 공작 게이트는 정치공세가 아닌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기획된 선거공작"이라며 "민주당에 묻는다. 김만배의 뒷배가 누구인가. 공작정치의 주범은 누구인가"라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선거 결과를 흔들기 위해 가짜뉴스를 기획, 유포했다면 민주주의 근간을 농락한 국기문란의 중대범죄"라며 "검찰은 김만배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물론, 철저한 수사로 '정치적 뒷배'를 비롯한 범죄 전모를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와 공모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인터뷰한 뒤, 대선을 사흘 앞두고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하는 대가로 1억6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신 전 위원장은 자신이 쓴 책 세권의 값이라며 혐의를 부인했고, 석방된 김씨도 "예술적 작품으로 치면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산 것"이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검찰에 출석해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 없다"는 조우형씨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허위 인터뷰가 대장동 의혹의 화살을 이재명 대표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돌리기 위해 선거를 앞두고 미리 기획된 일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보도 내용, 시점, 민감성을 고려하면 관련자들 치밀하게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어 (허위 인터뷰의) 구체적 배후세력 여부까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