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사찰 이동관 문건 봤느냐" 묻자… 김규현 국정원장 "본 적 없다"

국가정보원은 17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 당시 국정원에 요청해 언론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담긴 문건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김규현 국정원장에게 '이동관 문건을 본 적 있느냐'고 물었을 때 '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국정원 기조실장과 2차장에게도 재차 같은 질문을 했지만 각각 "확인하지 않았다" "보지 못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국정원 차원에서 해당 문건에 대해 추가 보고나 조사를 받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적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윤 의원은 "이동관 후보자의 신원조회 관련해서 (아들의) 학교폭력 사실이 보고된 적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김 원장은 '개인정보라 밝히기 어렵다'고 답변했다"며 "정순신 (아들) 학교폭력 사례를 비춰, 대통령 지시를 따르면 당연히 포함되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추가 질의에 '더이상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이 후보자의 국정원 문건에 대한 국정원 입장을 정리하면 '2017년에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에서 언론에 공개한 문건은 보관돼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변했다"며 "그러나 개혁위 발표 자료가 아닌 나머지 자료에 대해서는 유출 경위 파악이 필요하고 국정원이 보관 중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사항이라는 것이 국정원의 공식 답변"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있던 2008~10년 국정원을 동원해 방송 장악 문건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와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해당 문건을 직접 봤지만 말할 수 없다고 언급했지만, 이 후보자는 "무책임한 카더라식 폭로"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의나 한미연합훈련 기간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다양한 도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유 의원은 "평양 산은동 등에서 ICBM 발사 지원차량 활동이 활발한 것이 포착됐고 액체연료 공장에서 추진제가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준비 징후가 계속 식별되고 있다"며 "최근 고체 미사일 생산 시설에도 차량 활동이 이례적으로 활발해지고 전술핵 탑재 가능한 미사일 발사 포함한 합동훈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