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포탄·미사일 판매, 군사훈련 제안… 북한은 기술 지원 요청""러시아 핵·미사일 핵심 기술, 북한에 이전될 가능성… 면밀히 추적 중""대북 무기 거래, 러·슬로바키아·카자흐 3국 기업… 美 제재 조치 환영"
  • ▲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 간 불법 무기 거래에 관여한 러시아·슬로바키아·카자흐스탄 기업 3개사를 제재한 미국 재무부의 조치를 환영하며 이와 관련한 대북 독자제재도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이번 미국 측의 조치를 환영한다"며 "앞으로도 미국 등 우방국들과 함께 기존 안보리 제재의 철저한 이행 등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이어 "정부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과 무기 거래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기 위해서 대북 독자제재를 지속적으로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또 북한과 군사협력을 정당화하려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주장과 관련해 "그 어떤 유엔 회원국도 불법적인 무기 거래를 포함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은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지난 7월25∼27일 방북한) 쇼이구 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단독 면담해 큰 틀의 군사협력 방안을 합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러시아는 포탄·미사일 판매와 연합군사훈련을 제안했을 것으로 보고, 북한은 서방제 무기 대여 및 노후 장비 수리를 포함한 기술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정원은 또 "8월1일과 2일 러시아 군용기 편으로 실무자가 방문해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합의를 한 데 이어 8일에는 러시아 수송기가 평양에서 군수물자를 반출하는 정황을 파악했다"며 "북·러 간 군사협력이 속도를 더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핵·미사일 핵심 기술이 북한에 이전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면밀히 추적 중"이라고 강조했다.
  • ▲ 지난 7월 27일 평양의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찬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뉴시스
    ▲ 지난 7월 27일 평양의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찬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뉴시스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재 기업 '베루스'(Verus), 슬로바키아 기업 '베르소'(Versor S.R.O.), 카자흐스탄 기업 '디펜스 엔지니어링'(Defense Engineering) 등 3개사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개사의 미국 내 모든 자산은 즉각 동결되며, 미국의 개인·기관과 거래도 차단된다.

    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을 지원하려는 제3국 행위자들을 식별, 노출, 방해하기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전략의 일환"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을 돕기 위해 불법적인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색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이어 "러시아는 전장에서 군수품을 계속 소모하고 중장비를 잃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 정당한 이유 없는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북한을 포함한 소수의 동맹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현재까지 재무부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 체제를 우회하는 데 관여한 수백 명의 개인과 단체를 제재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전쟁을 위해 북한으로부터 지원을 제공하려는 불법 금융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근절하고 있다"고 밝힌 미 재무부는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잔인한 전쟁을 뒷받침하는 무기 거래를 폭로하고 방해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매튜 밀러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인한 전쟁에 사용하기 위해 북·러 간 무기 거래를 시도한 미국 제재 대상 무기 거래상과 연결된 세 단체에 제재를 부과한다. 오늘 조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 전쟁을 지원하는 제3국 행위자들을 찾아내 폭로하고 엄중한 대가를 부과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는 또한 제재를 회피하려는 자들에 대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들 3개사는 모두 슬로바키아 국적 무기상인 아쇼트 므크르티체프가 소유하거나 이사로 재직해온 곳이다. 므크르티체프는 24종 이상의 북한 무기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하는 거래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3월 미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올랐다. 영국 외무부도 지난 8일 므크르티체프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