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스카우트 "女샤워실에 태국 男지도자가 들어와 '샤워하러 왔다'고 주장"여가부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아… 경찰은 성범죄가 아닌 '건조물 침입' 문제로 규정"전북경찰청 "피해자·피혐의자, 참고인 조사 결과 성적 목적의 침입 정황 발견 못해"세계스카우트연맹 "피해자에 따르면 성추행 사실 없다… 해당 남성도 서면 사과해"
  • ▲ 6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카우트 전북연맹 비마이프렌드 관계자가 긴급 기자회견 중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에게 제지를 받고 있다. ⓒ뉴시스
    ▲ 6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카우트 전북연맹 비마이프렌드 관계자가 긴급 기자회견 중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에게 제지를 받고 있다. ⓒ뉴시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전북지역 스카우트가 영내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대회 조직위원회가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조기 퇴소를 선언했다. 조직위와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성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은 6일 오전 현장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2일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자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다"며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장은 "오전 5시에 (태국인 남성) 지도자가 우리 여자 대장님을 따라 들어갔는데, 현장에서 잡힌 후에 '샤워하러 들어왔다'라고 '거짓말'했다"면서 "세계잼버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결과는 '경고조치'로 끝났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 소속 지도자들과 함께 경찰에 신고해 부안경찰서로 접수됐고, 사건의 심각성이 인지돼서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 수사대로 이관"됐지만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피해자 보호와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대원들과 이야기한 결과 '무서워서 영지에 못 있겠다'고 말하고, 여성 지도자도 '정신적 충격이 너무 크다'고 말한다"고 부연했다.

    전북연맹 스카우트에서 잼버리에 입소한 인원은 청소년 72명을 비롯해 80명이며, 김 대장에 따르면 해당 태국인 지도자는 여전히 영내에 머물고 있다.
  • ▲ 6일 전북 부안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김효진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이 성추행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 6일 전북 부안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김효진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이 성추행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일 종합상황실에 최초 신고가 접수됐고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사건의 세부 내용을 확인했다"며 "연맹 '세이프 프롬 함(Safe from Harm)' 팀이 조사했고 가벼운 경고 조처를 했다"고 강조했다.

    조직위 공동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고, 필요하다면 경찰과 함께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 측은 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경찰이 동 사안은 성범죄가 아닌 '건조물 침입' 문제로 규정한 것으로 보고받아 경미하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지난 3일 피해자, 피혐의자, 참고인 조사를 했다"며 "(피 혐의자가) 성적인 목적으로 샤워실에 침입한 정황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 혐의자의 자세한 진술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샤워실 상황이라든가 관련자 진술에 따라 그렇게 판단했다"며 "건조물 침입 등 다른 범죄 혐의가 없는지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체 조사를 맡은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제이콥 머레이 사무국장은 "보도된 것과 다르게, '세이프 프롬 함'(Safe from Harm) 팀이 구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해당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어떤 성추행 사실도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전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 '세이프 프롬 함'팀은 별도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문제를 조사한 결과 성인 남성 한 명이 아침 일찍 (실수로) 여자 샤워장에서 혼자 샤워하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다른 스카우트 지도자가 '나가달라'고 하자 샤워장에서 나갔다"면서 "곧바로 조사를 실시했고 이 사건에 오해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 남성은 나중에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서면으로 사과했다"고 전했다.

    김 대장은 머레이 국장의 브리핑 내용에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항의하다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끌려 나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