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역·세종·부산·강원 원주역 등에서 살인예고글 작성자들 붙잡혀이원석 "초동수사부터 경찰과 협력해 법정 최고형의 처벌 이뤄지도록 해야"윤희근 "글 게시자들 하루이틀만에 검거… 자제해 주길 진심으로 경고"
  • ▲ 강남역에 배치된 경찰 특공대원과 장갑차. ⓒ연합뉴스
    ▲ 강남역에 배치된 경찰 특공대원과 장갑차. ⓒ연합뉴스
    전국에서 '살인 예고' 글 작성자가 6일 정오까지 46명이 검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인터넷에 살인을 예고하는 게시글을 올린 이들 가운데 검거된 인원은 이날 낮 12시 기준 46명이다. 전날 오후 7시 기준 30명에서 하루 사이 16명이 추가 검거됐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천 계양역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청소년 A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전날 오후 인스타그램에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대한 국제공조로 A군을 체포했다.

    세종시에서도 SNS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청소년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세종남부경찰서는 지난 이틀간 SNS에 흉기를 휘두르겠다는 내용의 예고 글을 올린 혐의로 고등학생 1명과 중학생 2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세 명 모두 장난삼아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에서는 현역 군인이 살인예고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부산 서면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혐의로 20대인 해군 B일병을 검거해 헌병대에 인계했다. B일병 역시 "술에 취해 장난으로 게시물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에서는 강원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지난 5일 오전 2시 원주역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작성한 C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C군은 살인예고글을 쓴 뒤 마치 이를 발견한 것처럼 SNS를 통해 제보하는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 등 수사기관은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이 같은 살인예고글이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 강경 대응 방침을 세웠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6일 연이은 '묻지마 흉기 난동' 사고와 온라인상 살인 예고 범죄에 대해 "범행의 동기·배경·수단과 방법을 철저히 살펴 구속수사를 적극 검토하는 등 엄정 대응하라"고 전국 검찰청에 당부했다.

    이 총장은 대검찰청에서 '중대강력범죄 엄정 대응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흉기 난동 피의자에 대해 "초동수사 단계부터 경찰과 협력해 법정 최고형의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각 부서장 및 지검장들에게 지시했다.

    온라인상에서 살인 예고 글이 게시되는 것에 대해서도 "단순 장난으로 돌릴 수 없는,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치안 행정력을 적시에 필요한 곳에 쓸 수 없도록 하는 범죄"라며 "협박죄 외에도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법령을 적극 적용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흉기 소지, 흉악범죄 발생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경찰 역시 살인 예고 게시자들에게 협박,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특수협박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우종수 본부장 주재로 전국 시도경찰청 수사부장·차장이 참여하는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살인 예고 글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한다.

    경찰은 6일 기준으로 전국 45개소에 경찰 특공대 128명과 장갑차 11대를 배치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역을 찾아 "사이버상에 게시된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글들을 하루 이틀 사이에 게시자들을 확인, 검거하고 있다며"며 "이제 좀 자제해 주길 진심으로 부탁하고 경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