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수사·재판 과정서 진실 말했다는 이유로 비난" '노상강도' 이재명 발언에… 김성태 "나와 가족에게 치욕"
  • ▲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정상윤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정상윤 기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일 옥중 성명을 통해 "일부 정치인이 저와 경기도 대북사업에 함께했던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으로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김 전 회장이 자신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민주당 주장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이날 '더이상 정치권의 희생양, 정쟁의 도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진실이 호도되고 본인과 회사가 정치권의 희생양이 되어가는 작금의 사태를 보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며 이같이 말했다.

    "저와 쌍방울그룹이 부도덕한 기업인, 기업으로 매도되는 현실에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제가 재판을 받고 있는 '대북송금사건'은 경기도와 그 관련자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고 짚은 김 전 회장은 "대북사업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있었기에 사사로운 이득보다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기업인으로서 애국심으로 결정하고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등 무려 9개 항목의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며 "최근에도 추가 기소를 당했고 검찰이 범죄사실로 특정한 횡령 혐의 액수도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도대체 어느 부분을 검찰에서 '봐주기 수사'를 했는지 저로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일부 정치인은 저를 '노상강도'에 비유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깡패'라고 표현하며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파렴치한으로 몰았다. 품격 있고 덕망 있는 정치인들이 사용한 단어라는 게 무색할 정도의 저급한 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 전 회장을 기소한 검찰을 '노상강도를 경범죄로 기소한 이상한 검찰'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저는 노상강도도 깡패도 아닐 뿐더러 한 기업의 수장이었고, 사사로이는 한 가정의 가장이다. 이런 표현은 저는 물론이거니와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도 너무나 큰 치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은 "저는 단지 과거에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특정 정당(민주당)을 지지하고 후원한 이력이 있을 뿐"이라며 "그 이유로 저와 회사는 지속적으로 공격당했으며, 지금은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진실을 말한다는 이유로 제가 후원했던 정당(민주당)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 전 회장은 "마지막으로 제가 바라는 것은 저와 쌍방울그룹 임직원들이 정치권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되며, 하루빨리 정상화된 회사에서 임직원들이 다시 마음 놓고 일하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쌍방울 대북송금사건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비 300만 달러를 북한 측 인사에게 건넸다는 의혹이다. 

    이 사건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최근 검찰에 "2019년 쌍방울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대납하기로 한 것을 당시 이 지사에게 사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