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외교부 등 유관부처와 화학무기금지기구 공동 기획미상 독성화학물질 발견 상황 가정해 기구 절차 따라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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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화학무기 공격 및 테러 대응능력 제고를 위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최초로 도상훈련을 실시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로 추정되는 북한의 생화학무기 전력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으로 풀이된다.국방부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에서 '한-OPCW 도상훈련'을 실시했다고 28일 밝혔다. 도상훈련은 지도 위에 부대나 군사 시설을 표시한 다음, 도구나 부호를 이용해 실제 작전처럼 옮기면서 하는 군사 연습을 말한다.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다.국내에서 처음 실시한 이번 도상훈련은 국방부·외교부 등 유관부처와 OPCW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OPCW는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의 이행을 감독하는 국제기구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있다. CWC는 화학무기의 개발·생산·획득·비축·보유·이전·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으로, 한국 등 193개국이 가입해 있다.훈련은 미상의 독성화학물질이 발견되는 상황을 가정해 CWC 절차에 따른 우리 정부와 군의 초동조치, 상황관리, 분석과 검증 등 전반적인 대응절차에 대해 시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시연 이후에는 우리 정부와 OPCW 전문가들의 분석과 토론을 통해 상호 협력절차 개선사항을 도출하는 등 의견을 교환했다. 또 이번 훈련을 위해 방한한 OPCW 관계자들과 실무급 회의를 통해 화학무기금지협약의 가입국 확대, 한-OPCW 협력 발전방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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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이번 훈련으로 화학무기 공격 상황에 대비한 국제적이고 과학적, 객관적 대응절차를 숙달 및 발전시키는 동시에 한-OPCW 협력 증진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앞서 우리 군은 지난달 31일 제주도 해상에서 한국·미국·일본·호주·싱가포르·캐나다 등의 전력 및 인원이 참가한 가운데 핵·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확산방지구상(PSI) 해양차단훈련(이스턴 엔데버 23)'을 주최해 시행한 바 있다.당시 북한은 외무성 담화를 통해 "우리 '국가'를 상대로 그 어떤 적대적인 봉쇄행위를 기도하거나 우리의 신성한 '주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하려 든다면 공화국 무력은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북한의 생화학무기 보유량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은 세계 3위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의 화학무기 저장량은 2500~5000t 규모이며, 평시 4500t, 전시에는 1만2000t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북한은 8개의 생산시설에서 나온 화학무기를 6개소의 저장시설에 분산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