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 중 6명 횡령 금액은 200만원 넘어… 도 감사관실, 경찰에 수사 의뢰김영록 지사 "책임 통감하고 사죄… 재발 없도록 강도 높은 조치 취하겠다"
  • ▲ 전남도청 전경. ⓒ뉴시스
    ▲ 전남도청 전경. ⓒ뉴시스
    전라남도청 공무원들이 사무관리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전남도 감사관실은 지난 3월27일부터 약 2개월간 도청 전체 74개 부서와 의회 사무처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사무관리비 집행 내역을 대상으로 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예산 사적 사용자 50명을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 결과 적발된 50명은 사무관리비 예산으로 무선청소기·상품권·스마트워치·무선이어폰·지갑·의류 등을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로 작성한 견적서를 첨부해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명 중 6명은 횡령 금액이 200만원을 넘는 것으로 확인돼 감사관실이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횡령 금액 200만원 미만 대상자 중 10명에게는 중징계, 4명에게는 경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나머지 30명은 훈계 조치됐다.

    고발된 한 공무원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도청매점 아이디를 이용해 사무관리비로 두유, 샴푸, 캡슐커피, 휴대용청소기 등 70여개 품목 318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했다. 골프용품 상품권, 의류 상품권 등 419만원의 물품을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스마트워치, 구두, 로봇청소기 등 20개 품목 63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해 본인이 사용하거나 팀 직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됐다.

    중징계 대상자 중에는 에어팟, 크로스백, 개인도서 등 21개 품목 148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했거나, 아이패드와 에어팟을 118만원에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한 공무원도 포함됐다.

    전남도는 35만원짜리 에어팟을 구입하는 등 사무관리비 사적물품 구매 비용이 50만원 이하인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훈계 조처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감사 결과와 관련해 "청렴한 전라남도를 만들기 위해 애써온 대다수 도청 공직자의 명예를 실추시킨 그릇된 행위에 대해 도지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도 대도민 사과문 발표를 통해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노조는 "엄정하게 사용해야 할 세금이 일부 그릇된 곳에 사용되고, 이러한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공직사회 개혁에 총력의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