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DMZ 일대에서 육군 장병에게 최초 식별
  • ▲ 고 전복희 하사 유해의 전체 골격 사진. ⓒ국방부 제공
    ▲ 고 전복희 하사 유해의 전체 골격 사진. ⓒ국방부 제공
    비무장지대(DMZ)에서 정찰 작전을 수행하던 장병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유해가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6·25전쟁 참전용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단장 이근원)은 지난 2010년 10월경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DMZ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9사단 소속 고 전복희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당시 육군 15사단 장병이 DMZ 작전 간 정찰로 일대에서 고(故) 전 하사의 넙다리뼈 등을 우연히 식별했고, 이후 국유단의 전문 발굴 장병이 현장에 투입돼 유해 발굴 작업이 진행됐다.

    고 전 하사는 곧게 누운 자세로 머리뼈부터 발뼈까지 대부분의 골격이 남아 있는 형태로 수습됐다.

    다만, 유해 주변으로 버클과 철제단추 등 유품이 발견됐으나, 신원을 특정하기에는 부족해 고인은 10여 년 동안 신원 불명으로 남아 있었다.

    지난 2020년 형님의 유해를 찾기 위해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전기희(83) 씨의 시료와 고인의 유해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형제 관계임이 확인되면서 고 전 하사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1926년 12월 3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일대에서 6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난 고 전 하사는 1951년 3월 제1훈련소에 입대 후 9사단에 배치, '철원-김화 진격전'에 참전했다가 25세의 나이로 산화했다.

    '철원-김화 진격전'은 철의 삼각지대(철원, 평강, 김화)의 저변을 확보하기 위해 전선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투로, 당시 9사단은 1951년 5월 29일 미 제1군단으로 배속 전환돼 한·미 장병들이 함께 참전했다.

    고 전 하사는 해당 전투에서 무공을 세운 것을 인정받아 전쟁이 끝난 뒤인 1954년 화랑무공훈장 수여가 결정됐다.

    국유단은 4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고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한다. 이어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던 화랑무공훈장을 유가족에게 전수한 후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할 예정이다.

    고 전 하사의 동생인 전기희씨는 이렇게 찾을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일찍 시료를 채취할 것을 그랬다"며 "죽기 전에 유해를 찾아서 묘비를 세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하며,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되면 포상금 100만원이 지급된다.

    국유단은 지난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개시한 이후 총 209명의 전사자 신원을 확인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