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정무 "그런 얘기 나눈 적 없다"… '태영호 녹취록' 부인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한일관계·공천 관련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두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그런 이야기를 전혀 나눈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날 보도된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관련 논란에 "공천문제는 당에서 하는 것이지 여기(대통령실)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MBC는 1일 이 수석이 태 최고위원에게 공천문제를 거론하며 한일관계와 관련한 옹호 발언을 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외교정책을 국민의힘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이 수석으로부터 들었다는 취지다.

이 수석은 태 최고위원으로부터 지난 1일 두 차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사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제가 누구에게 공천을 주고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태 최고위원과 어제 두어 통 통화했다. (태 최고위원이 의원실 보좌진에게) '설명을 하다보니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표현하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수석은 "저는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태 최고위원과 전당대회를 포함해 선거와 관련한 이야기를 주로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이 수석은 "제가 '(태 최고위원이) 4·3 발언 문제로 전당대회 때 논란이 됐는데, 4·3 이야기할 때 먼저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멘트를 하고 그 말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표현을 했다"면서 "(이에 태 최고위원이) '이야기했는데 언론이 잘 안 받아 줘서 보도가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이어 "(제가) '의정활동에 그런 것을 관심 깊게 생각하셔야 할 것이다' 이 정도로 말했고, 특별히 이슈 될 말들은 안 했다"고 강조했다.

태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받았다고는 했지만 '공천 개입 또는 당무 개입 논란이 개개인의 사과로 마무리될 일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이 수석은 "의원들 본인이 했던 이야기에 대해 제가 조치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당에서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태 최고위원이 보좌진에게 의정활동 독려 차원에서 '과장된 표현을 했다'고 설명했는데, 어떤 대화가 오갔기에 '과장'이라고 하느냐는 질문에 이 수석은 "(태 최고위원이) 저한테 왔다 갔으니 제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며 "그날 선거 이야기, 전당대회 이야기를 주로 했고, 선거 중에 고생했던 이야기 등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태 최고위원은 지난 1일 논란이 불거지자 "이진복 정무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녹취에서 나온 제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태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 사이의 지극히 공무상 비밀인 회의 내용이 불순한 목적으로 유출되고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