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인섭 옥중편지 확보… 백현동 사업 지휘 정황 담겨이재명 암시 '사장' 표현 등장… "사장이 모두 파악한 것 같다"
  • ▲ '백현동 비리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씨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백현동 비리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씨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백현동 로비스트'로 지목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인섭 씨가 지난 2015년 수감 당시 지인에게 보낸 '옥중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편지에는 이 대표를 암시하는 '사장'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김씨는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이 면회온 사실을 지인에게 전하면서, 이 대표가 자신이 연루된 사건을 잘 알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편지에 썼다. 검찰도 김씨가 옥중에서 정 전 실장을 통해 이 대표와 소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19일 TV조선은 김씨가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 인허가 관련 비리로 구속수감된 2015년 4월부터 약 1년 동안 지인 A씨에게 쓴 옥중 편지를 입수해 보도했다. 김씨는 총 18장의 편지를 10여 차례에 걸쳐 A씨에게 보냈는데, 여기엔 김씨가 옥중에서 백현동 사업을 직접 챙긴 정황이 담겨 있다고 한다.

    김씨는 2016년 1월 편지에서 "사업시행자인 정모 회장이 지구 단위 신청도 안했는데 진행 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다른 편지에는 "전략 환경영향평가가 처음 도입돼 시간이 꽤 걸린다"고 적었다. 김씨가 인허가 과정을 훤히 꿰고 있는 것으로 추측 가능한 대목이다. 

    정 전 실장 등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의 최측근이 수차례 김씨를 면회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 실장이 다음주 접견 뜻을 전했다", "'2층 정'이 오면 사안 별로 모든 문제는 출소 후에 결정하자고 할 것"이라고 김씨는 편지에 썼다. '2층 정'은 당시 성남시청 2층 사무실에서 일하던 정 전 실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대표를 암시하는 '사장'이란 표현에 눈길이 쏠린다. 정 전 실장이 면회 온 사실을 A씨에게 알리면서, 이 대표가 자신이 연루된 사건을 잘 알고 있단 취지로 편지를 작성한 것이다. 

    2016년 1월 25일 편지에서 김씨는 "사장이 재판 초기부터 끝까지 모두 파악한 것 같다"며 "사장이 '걱정 말고 출소 때까지 건강 챙기라'고 전했다"고 적었다. A씨 등 관계자는 '사장'이 이 대표를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김씨는 2010년 이후 이 대표와 교류가 끊겼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이번 편지 확보를 계기로 백현동 비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14일 구속된 김씨를 불러 편지의 진위를 확인하고 김씨의 의중이 실제로 백현동 사업에 반영이 됐는지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