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대변인 "韓, 러시아에 비우호적… 군사 지원은 연장선"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북한에 최신 무기 공급 등 대가 치를 것"尹 "민간인 대규모 공격시 우크라 인도적 지원만 고집 어려워"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러시아가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전쟁 개입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내·외신 기자 전화 브리핑에서 "한국은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 입장'을 취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분쟁에 대한 특정 단계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 지원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리 정부가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참여하자, 한국을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G7 국가 및 유럽연합 국가들과 함께 '비우호국 목록'에 올리고 외교 관계, 무역, 투자 등에서 각종 불이익을 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대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오늘 우크라이나 정권에 무기를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의 적을 돕고 싶어하는 새로운 열성 팬들이 등장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에 러시아의 최신 무기를 공급한다면 한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며 "(북한에 대한 무기 공급은) 한국이 언급한대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quid pro quo)"이라고 위협했다. 

    러시아가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무기 지원에 대해 경고한 것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6개월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양국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