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한 김태효 1차장, 美 도·감청 의혹 제3자 개입 의혹 제기"동맹국 美, 우리에게 악의를 갖고 했다는 정황 발견되지 않아"
  • ▲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현지시각)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현지시각)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실이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이번엔 '제3자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 조율 등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11일(현지시각)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공항에 도착해 한국 취재진들과 만나 '도·감청한 부분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있는데 해소할 필요성은 없나'라는 질문에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 제3자가 개입돼 있다"고 답했다.

    지난 11일(국내시각) 대통령실이 대변일실 명의로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 "상당수 위조" 등 공식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엔 '제3자 개입' 가능성도 거론한 것이다.

    김 차장은 그러면서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지금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차장이 전날 출국 당시 도·감청 의혹 문건과 관련해 '위조'를 언급한 만큼 전체 또는 일부가 조작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미국 국방부의 입장도 있고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많은 것이 혼돈스러운 상황에서 우리가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어쨌든 어제 제가 말씀드린 그 사실은 미국이 확인을 했다"며 "우리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거듭된 관련 질문에 김 차장은 "같은 주제로 물어보시려면 저는 떠나겠다. 다른 주제를 물어보라"며 언급을 피했다.

    김 차장은 전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관련 질문이 나오자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서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언급했다.

    김 차장은 또 '한미 동맹에 변수가 있을 수 있냐'는 질문에는 "변수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하며 "양국이 정보 동맹이니까 정보 영역에서 중요한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함께 정보활동을 펴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신뢰를 굳건히 하고 양국이 함께 협력하는 시스템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도·감청 의혹이 보름여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 악영향이 끼치지 않도록 적극 차단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대변인실 명의의 '공식 입장'을 통해 "'미 정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하여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 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며 "앞으로 굳건한 '한미 정보 동맹'을 통해 양국의 신뢰와 협력체계를 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재확인했다.

    또 '용산 이전'이 이번 도·감청 논란에 영향을 미쳤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와 관련해서도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안보실 등이 산재해 있던 청와대 시절과 달리 현재는 통합 보안시스템과 전담인력을 통해 '철통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 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러면서 "진위 여부를 가릴 생각도 없이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식의 허위 네거티브 의혹을 제기해 국민을 선동하기에 급급하다"면서 "이는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핵위협 속에서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이자 '국익 침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현동 주미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현동 주미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한편, 윤 대통령은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현동 주미대사에 신임장을 수여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주재국 동의 절차인 아그레망은 통상 4~6주 소요되지만 이번에 조 대사는 약 일주일 만에 아그레망을 받았다. 역대 우리 정부 주미대사 가운데 최단기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을 2주 앞둔 시점인 데다 연쇄적인 인사 이동이 이뤄지면서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조 대사는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주미대사에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을 메우게 됐고, 조태용 실장은 김성한 전 안보실장의 후임으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