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4월 7일 자 단독보도, '기사 초고'와 달라""제목·본문, 삭제되거나 줄어들고‥ 민주당 반론 확대""폭로 뒷배경 민주당"→"손혜원 만났다"로 제목 수정김봉현 보석 배경에 대한 입법로비 의혹 제기도 빠져
  • ▲ 지난 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 지난 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가 '3년 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로부터 회유를 당했다는 옥중 편지를 공개하기 전, 열린민주당 소속이던 손혜원 전 의원 등을 만났다'는 단독보도를 했으나, 기사 초고에 있던 '허위 폭로' '뒷배경' 같은 핵심단어들이 빠지고, 김 전 회장의 보석 배경에 대한 '입법로비 의혹' 내용도 삭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MBC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에 따르면 이날 MBC가 단독보도한 <[단독] "'라임' 김봉현 측, 옥중 폭로 직전 손혜원·황희석 만났다">라는 기사의 '원제'는 <김봉현 옥중 폭로 뒷배경에 민주당 인사들 등장…수사 확대하나?>였다.

    애당초 취재기자가 송고했던 기사 제목은 김 전 회장과 민주당 인사들이 단순히 '만났다'는 데 그치지 않고, 김 전 회장의 옥중 폭로 '뒷배경'에 민주당 인사들이 있었다는 새로운 의혹을 담고 있었던 것.

    처음 작성됐던 '앵커멘트'도 실제 방송과는 달랐다.

    이날 방송에서 앵커는 "검찰이 이 옥중 폭로 직전 김 전 회장 측 변호사들이 당시 민주당 손혜원 의원과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을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라고 말했으나, 원래 앵커멘트는 "검찰은 이 옥중 폭로 중 일부가 정치적 배경에서 시작된 허위사실이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허위 폭로를 기획한 뒷 배경에 열린민주당 손혜원 전 의원과 황희석 전 최고위원이 등장한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라는 문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MBC노조는 "처음 취재기자가 송고한 기사에는 '정치적 배경' '허위 사실' '뒷배경'이라는 단어들이 있었고, 검찰의 주장이 아니라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라고 적혀 있는데 이러한 표현들이 모두 빠져버렸고, 앵커멘트 역시 상당 부분 내용이 바뀌고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더 황당한 것은 처음 송고한 기사에는 김 전 회장 측 변호사가 어떤 경로로 손혜원 전 의원과 황희석 전 최고위원에게 접근했는지 상세한 설명이 있었는데, 방송된 기사에는 이 내용이 사라졌다는 점"이라고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원래 취재기자가 송고했던 기사에는 '진보 측 박O 변호사가 김 전 회장 측 이OO 변호사에게 손 전 의원과 황 전 최고위원을 연결시켜 줘, 김 전 회장 측 변호사 2명과 손 전 의원, 황 전 최고위원 등 4명이 식사 자리를 가졌다'는 상세한 설명이 담겨 있었는데, 정작 방송된 기사에는 이 같은 구체적인 설명이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기사 초고'에는 "김봉현씨의 옥중 폭로 뒤에 민주당 인사들이 김씨 사건에 관여한 또 다른 정황도 수사 대상입니다. 2021년 7월, 민주당 김용민, 김남국 의원 등은 쪼개기식의 구속영장 청구로 구속 기간을 연장하는 검찰 수사방식을 방지하겠다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안의 초안을 김씨의 변호인인 판사 출신 변호사가 만들고, 이모 변호사가 초안을 민주당 측에 건넸다고 보는 겁니다. 11일 법안이 발의되자 김씨 변호인은 이 법안을 둘러싼 여론을 언급하는 보석신청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열흘 만에 김씨는 보석 석방됐습니다"라는 김 전 회장의 보석 배경에 대한 '입법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 내용도 방송된 기사 본문에서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초고에 있던 내용 상당 부분이 방송되는 과정에서 빠지거나 수정됐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제목부터 기사 본문 내용까지, 삭제되거나 줄어들고, 반론이 확대되는 식의 변화가 감지된다"며 "처음 기자가 송고한 내용과 출고된 내용이 너무 다르다. 단순히 다르다고 보기보다 데스킹 과정에서 다시 썼다고 볼 정도"라고 해석했다.

    MBC노조는 "물론 확인이 덜 됐거나 반론을 받지 못해서 방송이 안 됐을 수 있다"면서도 "김 전 회장과 같은 희대의 경제사범이 쉽게 보석될 수 없는데도 입법로비를 통해 보석석방됐다면 그것은 국민적으로 용납이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김 전 회장 구명을 위한 민주당 입법로비 의혹이 있었는지, 취재를 해 놓고도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인지 상세히 밝혀야 할 의무가 MBC에 있다"며 MBC 뉴스데스크 측이 명확한 답변을 해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