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이례적 통일부장관 명의 대북 성명 발표北, 공동연락사무소·군통신선 정기 통화 5일째 불응"개성공단 버스 무단사용은 재산권 침해… 조치 취할 것"
  •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남북 통신선 및 개성공단 무단가동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남북 통신선 및 개성공단 무단가동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11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 5일째 응답하지 않고 있는 북한을 향해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는 결국 북한 스스로를 고립시켜 더욱 어려운 지역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발표했다.

    권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 통신선 및 개성공단 무단가동 관련 성명'을 통해 "북한은 그동안 우리의 통지문 접수를 거부하는 등 남북 간 연락업무에 무성의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한 데 이어, 급기야 4월7일부터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 통신선 간 정기 통화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장관은 북한이 폐쇄된 개성공단 통근버스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촉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장관은 "이는 '남북 사이의 투자 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한 것으로, 이러한 위법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아울러 "정부는 4월6일에 밝힌 바와 같이,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며, 국제사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관 명의의 성명을 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권 장관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고 그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데다가, 지난 4월7일부터는 남북 통신선에도 불응하고 있고, 아울러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에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통해서 계속해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권 장관은 "통일부장관으로서는 북한이 잘못된 길을 버리고 역사의 흐름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직접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북한은 이런 행동이 민족 전체의 미래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북한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서도 옳지 않고, 어떠한 길을 이 순간에 선택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서 옳은 선택을 하기 바란다는 내용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 권 장관은 "개성공단과 관련해 합의서가 있지만 그 합의서에 기초해 구체적인 법적 조치를 하는 데는 상당히 제한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부분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