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김재원 실언 3번 만에 조치… 당 내부 "늦었다" 지적윤상현 "현재 우리 당 위기인데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의 잇따른 실책으로 당이 흔들리자 당권을 쥔 지 채 한 달도 안 된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실언 논란을 촉발한 김재원 최고위원이 당분간 공개활동을 하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국민의힘 내부에는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 모양새다.

    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김 최고위원이 방송에서 국경일과 기념일의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4·3 폄하 논란을 일으킨 점을 지적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자숙하는 의미로 4월 한 달 동안 최고위원회 참석 등 공개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기념식) 정도 참석하는데, 4·3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는 추모일"이라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 대는 자세는 맞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가 즉각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당 안팎에서는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최다 득표로 선출된 김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5·18정신 헌법 수록 반대와 전광훈 목사 찬양 등 이미 두 차례 실언했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들이 연달아 실언하고 있다는 지적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당 대표실로 들어갔다.

    당원투표 100%에 압도적 윤심이 작용한 전당대회를 통해 출범한 김기현 지도부가 잇따른 자책골로 흔들리자 국민의힘 내에서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관련한 위기감이 제기됐다. 더구나 김 최고위원에 더해 조수진 최고위원까지 이날 양곡관리법과 관련해 '밥 한 공기 비우기'를 제안하며 새로운 논란을 촉발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현재 우리 당이 위기인데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집권당이 감동을 줘야 하는데 국민께 감동을 못 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김 최고위원 제명을 비롯해 당 지도부 비대위 가능성까지 언급한 홍준표 대구시장과 관련해서는 "좀 어른스럽지 못한 말씀"이라면서도 "그런 비대위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강조하느라 역설적으로 말씀하신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 영남권 초선 국민의힘 의원도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우리 당의 외연 확장이 필요한데 (지도부가)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여과장치 없이 하면서 당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김기현 대표가 그립감을 쥐어 그런 문제들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은 "아직 리더십을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당대표 당선 한 달은 주요 당직 인선 등으로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오는 7일 새 원내대표가 뽑히고 조직이 짜이면 실질적으로 김기현호가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리더십 문제는 다음달부터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