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잉원, 중남미 순방 귀국길에 美 경유… '서열 3위' 매카시 만나中 "역사의 심판 받을 것… 회동 결연히 반대한다" 무력시위 벌이며 반발美백악관 "대만 총통 순방 중 美 경유는 오랜 관행… 경유는 방문 아니다"中, 지난 8월 펠로시 대만 방문 당시 탄도미사일 발사하며 일주일간 도발
  • ▲ 차이잉원(가운데) 대만 총통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대만경제문화사무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 차이잉원(가운데) 대만 총통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대만경제문화사무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민주주의의 최전선에 있고, 대만 국민이 단결할수록 대만은 물론 세계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AP/뉴시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남미 순방 귀국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경유하면서 5일(현지시간)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의장과 회동한다. 중국은 양측의 회동이 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미국 백악관은 '경유'는 방문이 아니라는 견해를 지속적으로 밝혔지만, 중국 당국은 경유 형식의 방문도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최근 중국은 82년간 대만의 우방국이었던 온두라스와 대만을 단교시키고, 친중 성향의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을 자국으로 초청했다. 또한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를 통해 지난 1일부터 대만 주변 공역·해역에서 무력시위에 나섰다.

    공식 발언도 나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이 회동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 대변인은 "중국 측은 미국이 차이잉원의 경유 형식 방미, '미국정부 3인자'인 매카시 하원의장과 차이잉원의 만남을 안배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미국 측에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의 규정을 엄수할 것, 대만 요인이나 관리와 접촉을 삼갈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또 양자회동이 이뤄지는 LA 주재 총영사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의 엄정한 교섭과 반복적인 경고에도 차이잉원의 경유를 공모(connive)하고, 대만 당국의 독립 도모 행위를 지지했다. 중국은 이에 엄중히 항의하고 규탄한다"고 거듭 항의했다.

    LA 주재 총영사관 대변인은 "매카시 의장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지와, 과거의 실패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대만 카드'를 고수한다면 중미 관계는 의심의 여지 없이 더욱 훼손될 것"이라며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총영사관 대변인은 "차이 총통과 대만 분리주의자들이 대만 독립을 위해 미국의 지원을 구하고 중국을 봉쇄(contain)하기 위한 '졸(pawn)'로 행동하는 것은 반드시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 ▲ 차이잉원(오른쪽) 대만 총통이 지난 2022년 8월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특종대수경운'(特種大綬卿雲) 훈장을 수여한 후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펠로시 의장에게
    ▲ 차이잉원(오른쪽) 대만 총통이 지난 2022년 8월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특종대수경운'(特種大綬卿雲) 훈장을 수여한 후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의 가장 굳건한 친구"라고 말했다. ⓒAP/뉴시스
    미국은 과거 모든 대만 총통이 중남미를 방문할 때 미국을 경유해온 관행을 상기시키며 "중국이 이를 빌미로 과잉반응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30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대만 총통의 경유 형식 방미는 "오랜 관행이며 미·대만의 비공식 관계에 부합하고,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과거 대만 총통과 마찬가지로 차이 총통은 미국을 여섯 번 경유했으며 이는 드문 일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에 과잉반응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를 통해 대만 상공을 지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만해협에서 군함과 항공기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는 등 일주일간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