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대표 당선 5일 만에 당권경쟁자 안철수와 회동안철수 "당의 화합 중요"… 김기현 "큰 틀에서 한 식구" 강조"당분간 숙고의 시간 보낼 것"… 安, 특위 위원장직은 '거부'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회동을 갖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회동을 갖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13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와 안 의원은 오는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이 화합하고 함께 노력하자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자신이 강조하는 '연포탕(연대·포용·통합)' 정치의 실현을 위해 안 의원에게 과학기술과 관련한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안 의원은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거부했다. 

    안철수 만난 김기현 "가르쳐 주시면 잘 실천하겠다" 약속

    김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이후 처음이다.

    전당대회 기간 날 선 신경전을 펼쳤던 만큼, 이 자리는 당내 화합과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와 안 의원 외에도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과 구자근 당대표비서실장 등도 배석했다.

    김 대표는 먼저 모두발언을 통해 "전당대회를 마치자마자 (안 의원이) 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서 큰 틀에서 우리가 하나로 화합해서 내년 총선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했다"며 "격려가 됐다"고 밝혔다.

    안 의원도 "다시 한번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지금부터는 우리 당이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고, 특히 내년 총선 승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의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안 의원은) 오랫동안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고 계신 선거 최고 경험자"라며 "가르쳐 주시면 잘 실천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이어 "선거 과정에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한 식구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많은 자산을 가진 안 의원을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재충전 시간 필요" 특위 위원장직 거절

    이후 이들은 약 3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김 대표에게 ▲당의 안정화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 민심을 용산에 정확하게 전달 등을 요청했다고 한다.

    다만, 안 의원은 김 대표가 제안한 과학기술 관련 특위 위원장직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회동 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지 (생각하기 위해) 당분간 숙고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선거를 다섯 번 치렀다. 많이 지쳐 있다"며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김 대표가) 특위 위원장도 말씀하셨지만 우선 저한테 재충전의 시간을 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 체제의 국민의힘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번 전당대회는 100% 당심으로 하다 보니 민심과는 동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제대로 민심을 파악하고 제대로 전달하고, 거기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민심에 맞는 정부를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도 안 의원과의 만남 후 "김기현 대표 체제가 튼튼해지고 확실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안 의원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씀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며 "앞으로 안 의원과는 총선 압승을 위해 많은 공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안 의원에게 특위 위원장직을 제안한 것과 관련 "과학기술 관련한 특위를 당에 구성해서 이를 통해 정부 정책의 선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안 의원이 지휘하는 역할을 맡아 주시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다만 본인이 그동안 이어지는 선거 때문에 많이 지쳐 있어서 재충전을 한 다음에 구체적으로 맡아 (활동)하겠다고 해서 그 뜻을 존중하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대표는 안 의원에 이어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도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황 전 총리와는 오는 14일 오찬 회동을 통해 만나고, 천 위원장과의 회동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