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3일 '강제징용 해법' 관련 외통위 단독강행국민의힘 "다수 의석 내세워 일방적 개회… 의회독재"
  • ▲ 국회 외통위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3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위원장 직무대리로 외통위 전체회의를 진행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 국회 외통위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3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위원장 직무대리로 외통위 전체회의를 진행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가 밝힌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 공세를 퍼부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일정에 부담을 준다며 일정 연기를 제안한 국민의힘은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진행한 민주당을 향해 '의회독재'라고 비난했다.

    양금덕 할머니 "자기들은 뭐 하는 양반들이오" 개탄

    민주당 소속 외통위원들은 이날 국회에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인 양금덕 할머니를 참고인으로 불러 간담회 형식의 전체회의를 강행했다.

    양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 옷 벗으라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라며 정부·여당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양 할머니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과 관련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돈 안 받겠다"며 "나는 95살이나 먹어서 거짓말 안 하고 사실대로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제3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하는 강제징용 피해배상 문제 해법을 발표했다. 국내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양 할머니는 "(당시) '머리가 좋으니 일본 가서 공부도 하고 유학 보내 줄게'라고 했는데, 중학교까지 일만 새빠지게 했다"며 "(제3자 변제안은) 그렇게 (수용) 못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양 할머니는 "나도 자식들이 있고 나도 나라에 세금 물고 그렇게 살아도 지금 이렇게 내 맘 알아줄 사람 하나도 없다"고 개탄했다. 

    양 할머니는 "자기들은 뭐들 하는 양반들이오. 우리나라에서 자기들 마음대로 하면 누가, 솔직히 나는 그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양 할머니는 "지금 이게 다 뭐요. 여러분들 솔직히 우리나라 훌륭하게 만들라고 내놨지"라며 "엄한 짓 하라고 내놓은 게 아니지 않소"라고 질타했다.
  • ▲ 국회 외통위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3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위원장 직무대리로 외통위 전체회의를 진행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 소집 강행해놓고… "與, 국회 포기해 유감"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는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김태호 외통위원장을 비롯한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위원장 직무대리로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윤 대통령 방일 및 한일정상회담이 예정된 만큼, 외통위 회의 연기를 제안했다. 

    외통위 회의를 윤 대통령 일본 순방 일정 이후 열고, 방일 성과 등 외교 현안들을 한번에 논의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홍걸 무소속 의원과 함께 10일 외교부를 상대로 강제징용 해법에 따른 현안질의를 하겠다며 외통위 전체회의 소집을 강행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경우 위원회를 열게 돼 있다. 외통위원 21명 중 과반인 12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회의 소집 요건을 충족한 셈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측이 전원 불참하자 박병석 의원은 "중요한 국가 대사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출석하지 않고 국회를 포기했다는 것에 대해 대단히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것은 국민의 대의기관이 국민을 대변한다는 권리와 의무를 포기한 것이고, 이 자체가 정부안이 국민과 야당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재정 의원 등 35인이  지난 10일 발의한 '윤석열정부의 굴욕적·반역사적 강제동원 해법 철회 및 일본정부와 기업의 사죄와 배상 촉구 결의안'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 ▲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野, 마음대로 의사봉 쥐어… 의회 횡포"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외통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개의한 것을 두고 "의회독재, 의회 횡포의 길"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올렸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오늘 외통위 전체회의를 여야 합의 없이, 김태호 외통위원장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수 의석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개회했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태 의원은 "특히 김 위원장이 위원장실에 있음에도 민주당은 국회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의사봉을 쥐고 회의를 진행했다"며 "이는 국회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태 의원은 "우리 당은 전체회의 개최 시기를 한일 관련 현안을 한데 모아서 하도록 한일정상회담 등 굵직한 현안이 끝난 후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일정 협의가 원활하지 않으면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가지고 본인들의 뜻대로 일정이 조율되지 않는다며 막무가내로 나왔다"며 "단독으로 회의를 열 것이라면 국회가 아니라 민주당 당사에서 열면 된다"고 꼬집었다.

    태 의원은 "민주당의 처사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무용하게 한 것이며, 국민의 권리를 완전히 저버린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략적 국회, 이재명 방탄을 위한 국회에서 벗어나 오로지 국익을 위한 국회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