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특수작전 'Teak Knife'… 항공지원하에 특수부대 적진 침투작전 숙달美 AC-130J 최신 기종 한반도 첫 전개… 헬파이어 미사일 등 쏟아내며 지상 초토화 지난달엔 핵추진 잠수함 '스프링필드' 상륙… B-1B 전략폭격기 두 차례 한반도 훈련"3월 프리덤쉴드 앞두고 20여 개의 야외기동훈련 예정… 압도적 응징태세 차원"
  • ▲ 한미 연합 특수작전훈련에 투입된 美 항공타격 자산 AC-130J가 훈련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 한미 연합 특수작전훈련에 투입된 美 항공타격 자산 AC-130J가 훈련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하늘의 전함'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특수전 항공기 AC-130J '고스트라이더'가 최초로 한반도에 전개돼 한미 연합특수작전훈련에 참가했다. 

    이 전투기는 유사시 적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데, 한반도 전개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북한과 김정은을 향한 미 바이든정부의 군사적 움직임이 공세로 전환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미는 지난달 초부터 한반도 일원에서 연례 연합 특수작전훈련인 '티크나이프(Teak Knife)'를 실시하고 있다. '티크 나이프'는 특수부대가 항공지원을 받아 적진 내부로 침투하는 특수작전을 숙달하는 훈련으로, 유사시 적 지휘부를 타격하는 참수작전이 포함된다. 

    한미는 1990년대부터 이 훈련을 연례적으로 진행해왔으나, 비공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날 20여 년 만에 '티크나이프' 훈련 현장을 찾아 작전태세 및 임무수행 절차를 지도·점검했다. 

    합참은 이번 훈련과 관련 "특수전 요원에 의한 실항공기 화력유도훈련을 통해 전시 적 지역의 표적을 강력한 항공화력으로 정밀타격하는 작전 수행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에는 AC-130J가 한반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AC-130J는 건쉽(Gunship)으로, 특수전 임무를 수행하는 지상부대의 지원 요청 시 1만ft 이상 상공에서 30mm 기관포, 105mm 곡사포뿐 아니라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AGM-176 그리핀, GBU-39(SDB) 정밀유도 활강폭탄 등을 쏟아내며 지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특정 목표물의 위치를 포착해 정확하게 타격할 수도 있다. 전장에서는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하늘에서 비 오듯 표적에 포탄을 쏟아붓는 가공할 화력을 자랑한다.

    한반도를 처음 찾은 '고스트라이더'는 첨단 항법장비와 은밀한 침투 기능이 대거 보강된 최신 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까지 주일기지만 찾아 미일훈련에 동원됐던 AC-130J의 한반도 전개는 그만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미국의 경고가 강력해졌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AC-130은 분당 수천 발씩 ‘포탄의 비’를 퍼붓는 것은 물론 최신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도 발사·투하할 수 있어 ‘천사의 날개를 두른 하늘의 전함’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구형 AC-130은 한반도에 몇차례 출동한 적이 있지만 최신형인 AC-130J가 한반도에 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들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점점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미 태평양함대 소속 핵추진 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SSN-761)'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기도 했다. 스프링필드는 미 해군이 보유한 LA급 잠수함으로, 사거리가 3100km에 달하는 토마호크 잠대지순항미사일 수십 발을 실을 수 있다.

    장도영 해군 서울공보팀장은 지난달 27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미 잠수함은) 군수 적재차 입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은밀기동이 핵심인 잠수함의 위치를 미국이 먼저 직접 공개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대북 경고를 위해 의도적으로 위치를 노출시켰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인 B-1B는 올해 벌써 두 차례나 한반도를 다녀갔다. 지난달 19일 동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연합훈련에서 미국 B-1B 전략폭격기가 한국 공군 F-35A와 F-15K 전투기 및 미 공군 F-16의 호위를 받으며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으로 진입, 연합편대비행을 실시했다.

    지난달 1일에도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와 F-22, F-35B 등 5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한반도 서해 상공을 비행하며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B-1B는 저공 고속침투 목적으로 개발돼 최고속도 마하 1.25(음속 1.25배)로 비행하며 최대 1만2000km를 비행할 수 있다. 외관이 백조와 비슷해 '죽음의 백조'로도 불린다.

    미국 전략자산들의 한반도를 향한 움직임은 윤석열정부 들어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워싱턴D.C.에서 개최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종섭 국방장관에게 한반도에 "적시적이고 조율된 전략자산의 전개"를 약속했다.

    지난달 22일 미국 펜타곤에서 열린 제8차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에서도 미 측은 한반도를 둘러싼 역내 핵갈등을 억제하기 위해 전진배치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이중목적항공기·핵무기 등 '맞춤화된 유연한 핵전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약속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월 프리덤쉴드 연습을 앞두고 20여 개의 야외기동훈련이 예정돼 있다. 그 중 하나가 오늘 공개한 티크나이프 훈련"이라며 "한미동맹 강화 및 압도적 응징태세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에서 AC-130J가 한반도에 처음 전개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 ▲ 김승겸 합참의장이 한미 연합 특수작전훈련 현장을 찾아 연합작전 수행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 김승겸 합참의장이 한미 연합 특수작전훈련 현장을 찾아 연합작전 수행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