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윤석열, 3·1절 기념사 매국노 이완용과 무슨 차이 있나"국민의힘 "민주당, 죽창가로 이재명 방탄막 재정비… 반일 선동"
  •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이완용을 거론하는 등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선택적 해석"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참으로 충격적"이라며 "일제 식민지배, 헌법 전문에 명시된 순고한 항쟁정신, 건국이념을 부정하는 기념사"라고 비난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1일 3·1절 기념사 중 '우리가 세계사 변화에 제대로 준비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 받았다'는 구절을 두고 '매국노' 이완용을 소환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힘이 없었기 때문이고, 세계 대세에 순응하기 위한 유일한 활로'다. 대한민국 삼척동자도 다 아는 희대의 매국노 이완용의 말"이라며 "매국노 이완용과 윤 대통령 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모두 일제의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식민사관"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에 대한 해법은 그 어디에도 없는데 이 사실을 윤석열정부만 필사적으로 모른 척하며 협력 파트너 운운하고 있나. 결국 기념사를 통해 윤석열정부의 대일본 굴종외교만 재확인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도 "윤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친일 본색마저 드러냈다"며 윤 대통령 비판에 힘을 보탰다.

    이 과정에서 김 정책위 의장은 지난해 10월11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는 발언도 꺼내 들었다.

    김 정책위 의장은 "우리는 힘이 없으니 일본 덕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 매국노 이완용 발언과 국민의힘 정진석,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그 인식의 궤가 같다"고 꼬집었다.

    김 정책위 의장은 "일제 강제노동·위안부 문제를 한 번도 제대로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다시금 군사대국화를 꿈꾸는 일본을 앞에 두고 파트너를 운운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매국노 이완용이 뭐가 다른지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한일관계의 앞날이 걱정"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죽창가는 방탄막이 될 수 없다"고 맞대응을 펼쳤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당내 결속을 다져보고자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돌리고자 억지를 쓰는 모습이 참 딱하다"며 이같이 받아쳤다.

    양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과거를 넘어선 미래와 갈등을 넘어선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대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공존과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대한민국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양 대변인은 이어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양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지향적 관계로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수석대변인은 "난데없이 3·1절 기념사를 공격하며 반일 선동에 기대어 죽창가를 불러본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사라지지 않으며, 사퇴의 목소리가 잦아들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무마하기 위해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양 수석대변인은 "죽창가로 방탄막을 재정비해보려는 이재명 대표의 초조함은 알겠으나, 이제는 그동안 겹겹이 쳐진 방탄에서 스스로 나와 당당히 법의 심판대에 오르기를 바란다"며 "불필요한 외교 갈등이 국익이 될 수 없고, 국익을 위한 외교는 정쟁의 도구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