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공수처→권익위 등 반드시 의혹 벗겠다는 의지 피력수사 결과 허위 의혹 드러나면 민주당·與정치인·언론 고발與 재선 "힘 모아 巨野 맞서야 하는데… 네거티브 지속 우려"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선거에 나선 김기현 후보가 '울산 땅 시세차익 의혹'과 관련, 수사 의뢰로 정면돌파에 나서면서 결선투표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후보는 다음달 8일 결과가 발표되는 1차 본경선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하면 당선을 확정지을 수 있는 만큼 더이상 의혹에 관한 해명 없이 총선 승리전략 메시지 전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경쟁 후보들은 여전히 김 후보의 신뢰도를 문제 삼으며 도덕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기현, 울산 땅 의혹 자진해 수사 의뢰 착수

    27일 여권에 따르면, 김 후보 측은 이날 울산 땅 의혹과 관련, 수사 의뢰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김 후보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1998년 2월 울산시 언양읍 구수리 일대 땅을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권경쟁자인 황교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울산시가 2003년 추진한 삼동~KTX 울산역 간 도로가 당초 계획과 달리 김 후보 소유 땅을 지나게 되면서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김 후보가 이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 측은 1800배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주장과 직권남용으로 노선을 휘게 만들었다는 주장을 대상으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우선 국가수사본부를 거칠 예정이나 스스로 수사를 의뢰하는 상황이라 국수본에서 사건을 접수하지 않는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 측 인사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사건이 국수본에서 진정의 개념으로 접수돼 그쪽에서 수사를 맡겠다고 한다면 그렇게 진행하고, 만약 거부한다면 공수처·권익위·국토교통부 내사 등 어떤 형태로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여러 루트를 통한 의혹 검증을 주장하는 것을 두고 "우리가 직접 이 사안들을 수사해 달라는 것"이라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맞받았다.

    허위 의혹 제기 드러나면 법적 책임 묻기로

    김 후보 측은 수사 결과 의혹 제기가 허위 주장임이 드러나면 이를 유포한 정치인과 언론 등에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00% 당원투표로 선출하고, 당대표의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의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마지막 승부를 가린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3월8일이지만 모바일·ARS 사전투표는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결선투표를 한다면 10~11일 모바일·ARS 등을 통해 당대표를 선출한다.

    김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선거라는 것은 마지막 (투표함) 뚜껑을 열 때까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1차에서 결선 없이 과반을 달성한다는 1차 목표를 향해 지금도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국수본·공수처 등에 수사 의뢰를 내세운 것은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울산 땅 관련 의혹에 얽매이지 않고 선두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땅 관련 의혹 해명에 메시지를 할애하기보다 윤석열정부에 발맞춘 정책과 총선 승리 전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서울시장 등이 정책으로 싸우는 것이지 당대표는 어떤 식으로 총선을 이기겠다는 전략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큰 방향에서 윤 정부와 손발을 맞추겠다는 이야기는 계속해왔으니 당이 더는 분열하지 않고 안정을 취해 일하는 여당이 되겠다, 민생을 살피는 여당이 돼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與 내부서 "네거티브 지속 우려" 쓴소리

    반면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선두주자 견제에 주력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는 대통령 마음에 드는 대표가 목표다. 그런 관리형 대표가 되려면 총선 승리 후에 대표 맡는 것이 옳다"며 "김 후보는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온 것이 아니기에 자신을 만들어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어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능력·품격·헌신·도덕성이 있어야 한다"며 "야당 공격에 쉽게 무너지는 흠결이 있으면 안 된다. 그러면 이길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더이상 후보 간 네거티브로 점철된 전당대회를 치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재선의원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힘을 모아 거야(巨野) 입법독재에 맞서 함께 싸워나가야 할 상황 속에 서로를 비방하는 네거티브가 지속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당의 분열과 위기를 불러오게 될 뿐이라는 점을 후보들이 인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