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3일 제주서 '3·8전당대회 본선 진출자' 첫 합동연설회 김기현 "대통령과 손발 맞춰야"… 안철수 "안철수만이 총선 압승"
  •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천하람·김기현·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천하람·김기현·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전당대회 예비경선을 통과한 16명(당대표후보 4명, 일반 최고위원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후보 4명)의 후보자가 13일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첫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본격 레이스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지난 20여 년간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지지세가 약한 제주를 첫 합동연설회 지역으로 선정하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의지도 함께 다졌다.

    이날 제주에서 처음 시작한 국민의힘 합동연설회 현장은 시작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행사가 진행된 제주 퍼시픽호텔 앞 광장과 로비에는 각 후보자의 이름을 외치는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장 많은 지지자들이 모인 후보는 김기현 당대표후보였다. 김 후보 지지자들은 꽹과리 등 악기와 대형 현수막 등을 동원해 연신 '당대표! 김기현!'을 외쳤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이들은 김 후보 지지자들에 맞서 연신 '안철수! 당대표'를 외치며 세를 과시했다. 

    당대표후보 중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안 후보는 여론조사 1,2위를 다투는 김 후보를 견제하면서도 내년 총선 압승과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저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로서 국민의힘에 완전히,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며 "저 안철수만이 내년 총선에서 압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어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당대표, 힘 빌려 줄 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당대표, 이런 당대표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총선에서 한 표라도 더 가져올 후보, 계파 없이 공정하게 공천 관리할 후보, 도덕성·헌신성·전문성을 인정받은 후보 저 안철수만이 내년 총선에서 압승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탄핵 발언' 논란에 따른 지적도 이어갔다. 그는 "당대표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면 이런 당대표로는 결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저 안철수를 믿어 달라. 당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명품정당으로 보답하겠다"고 자신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김 후보에게 토론을 제안했다. 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안철수와 김기현 두 사람 중에 선택하는 선거"라며 "국민과 당원이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당대표 적임자인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저와 김기현 후보는 더 많은 토론으로 경쟁해야 한다. 시간·장소·방식 상관없이 다 좋다. 김기현 후보가 자신있다면 다른 사람 뒤로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오직 실력으로 저와 대결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 ▲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김 후보는 '정통 보수의 뿌리'를 강조하며 안 후보 견제에 나섰다. 

    김 후보는 "20년간 입당한 이후로 지금까지 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은 사람"이라며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 정통 보수의 뿌리를 든든히 내리고 있는 저 김기현이 돼야 당이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에 합류한 만큼 정통성과 지지기반이 약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한 적임자가 자신임을 강조했다. 그는 "야당은 말로 정치한다. 그러나 여당은 일로 정치한다. 일을 통해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 성과를 만들어내려면 대통령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 대통령과 자꾸 어긋난 길로 가고, 당정이 분리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김 후보는 또 "당 지도부가 대통령을 견제해야 된다고 하는데, 그럴 것이라면 야당 하지 왜 여당을 하냐"라며 "여당은 대통령과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대표후보 중 친이준석으로 분류되는 천하람 후보도 "지난 주말 사이에 참 부끄러운 이야기가 많았다. 대통령 탈당에 이어 탄핵까지 언급하며 우리 당원들을 협박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김기현 후보의 탄핵 발언 비판과 함께 '보수의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천 후보는 "책임이야말로 우리 보수정당이 자부심을 갖고 지켜내야 할 가치다. 무한책임을 가진 집권 여당의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열어야 한다. 여의도의 문법보다 국민의 어려움을 앞에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또 제주도의 도시가스 보급률을 언급하며 제주 현안에 따른 지원도 약속했다. 천 후보는 "정부와 협력하여 제주 도시가스 정압기와 배관에 획기적인 투자를 하겠다"며 "도시가스 보급률이 올라오기 전까지 등유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당대표후보도 정통 보수를 내세웠다. 그는 다른 경쟁 후보들이 당대표후보자와 부합하지 않는 이유를 나열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주장했다.

    황 후보는 "좌파 우파가 뒤섞인 가짜보수가 함께 있으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 자유민주정당을 만드는 일에 여러분과 힘을 합하고 싶다"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최고위원후보들도 당심을 잡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와 밀접한 현안들을 언급하며 맞춤형 공약들을 내세우거나 '안녕하수꽝' '왕반갑수당' 등의 제주방언을 구사하기도 했다.

    상대 후보 견제도 이어졌다. 이준석 지도부에서 청년최고위원을 지낸 김용태 후보는 지도부 활동을 같이 한 조수진 후보를 정조준했다.

    김용태 후보는 조수진 후보가 직전 지도부에서 사퇴하며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촉발시켰던 점을 언급했다. 그는 "권력과 야합해 당원과 국민이 만들어 준 최고위원직을 버리고 떠났다"며 "다들 사퇴의 변을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결국 그들에게는 당원의 뜻보다 개인의 영달과 권력에 대한 아첨이 우선이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 3·8전당대회 합동연설회는 이날 제주도를 시작으로 ▲14일 부산·울산·경남 ▲16일 광주·전북·전남 ▲21일 대전·세종·충북·충남 ▲23일 강원 ▲29일 대구·경북 ▲3월2일 서울·인천·경기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