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이용·배현진·유상범 등 친윤 초선… 나경원에 사과 요구"장관급 자리 무책임 수행, 대통령이 책임 물었는데도 이간계 탓""출마 명분 위해 대통령 뜻 왜곡하고 동료들 간신으로 매도"
  • ▲ 나경원 전 의원.ⓒ뉴데일리DB
    ▲ 나경원 전 의원.ⓒ뉴데일리DB
    국민의힘 친윤계 초선의원 48명이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더이상 당과 대통령을 분열시키는 길로 가지 말라"고 촉구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기후환경대사직 해임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한 나 의원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이들은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친윤계 초선 "나경원 주장 경악" 단체행동

    친윤계 초선의원들은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나 전 의원의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우리 초선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초선의원은 강대식·강민국·구자근·권명호·김예지·김병욱·김선교·김형동·김승수·김희곤·노용호·박수영·박성민·박정하·박형수·배현진·백종헌·서범수·서일준·서정숙·신원식·안병길·양금희·엄태영·유상범·윤두현·윤주경·윤창현·이용·이인선·이종성·이주환·임병헌·장동혁·전봉민·전주혜·정동만·정희용·최영희·최춘식·조명희·조은희·태영호·홍석준·황보승희·한무경·조수진·김영식 의원 등이다.

    박수영·유상범 의원은 친윤계 주축 모임인 '국민공감' 간사이고, 이용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지냈다. 친윤계 의원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전당대회 국면에서 나 전 의원을 향한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여당 원내 초선 48명이 나 전 의원에게 등을 돌리면서 사실상 당권 도전을 선언한 나 전 의원의 입지가 좁아져 우군 찾기가 난항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63명이다.

    친윤계 초선의원들은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반대했던 저출산대책을 위원장인 대통령의 승인도 없이 발표해 물의를 야기하고도 별다른 반성 없이 대통령에게 사표를 던진 것은 나 전 의원 본인이었다"며 "본인의 희망에 따라 맡겨진 2개의 장관급 자리를 무책임하게 수행한 데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물었는데도 참모들의 이간계 탓으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 전 의원에게는 대통령이 악질적인 참모들에 둘러싸여 옥석 구분도 못하는 무능한 지도자로 보이는 건가"라며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것도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를 위해 해외에서 사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이런 왜곡된 주장으로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라며 "무엇보다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라고 지적했다.

    "나경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나"

    친윤계 초선의원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어렵게 탄생시킨 윤석열정부다. 당정이 하나로 뭉쳐야만 위기에 빠져 있던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게 가능하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허니문을 파탄내며 당과 정부를 혼란에 빠뜨린 직전 지도부의 실패를 벌써 잊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을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나 전 의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나"라며 "대통령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 용기 있게 사과하고 4선의 중진급 전직 의원답게 정도로 걸으시길 간절히 부탁 드린다"고 주문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례적으로 언론 공지를 통해 "나 전 의원의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드릴 말씀 없다"고 말했다. 친윤계 초선의원들의 성명과 관련해서도 "제가 그 내용을 아직 못 봤기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