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 국민적 공감 받기 어려워" 민주당 중진의원 "좌표 찍기로 왕따시키기… 좋은 방법 아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 명단을 공개하자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에서 (검사 명단을) 정리한 것 같다"며 "무슨 의도를 갖고 그걸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하필 이재명 대표 수사 검사만 정리한 것 같은데 이걸 정리하고 배포하는 행위가 어떤 효과를 가져 오게 될지, 진실을 규명하거나 탄압을 막아내는 작업이 되는 건지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선뜻 동의가 안 되고 국민적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의원은 "그런데 검사가 국가 비밀사항은 아니다"며 "이걸 갖고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조리돌림' '좌표 찍기'라고 얘기한 것은 지나친 엄살"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홍보국은 지난 23일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 서울중앙지검 8개부(검사 60명)'라는 제목의 웹자보를 통해 이 대표 관련 수사를 맡은 검사 16명의 이름을 밝히고 이 중 10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이 웹자보는 대외적으로 당 홍보국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이 대표의 측근들이 초안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민주당의 검사 명단 공개에 "개인의 형사 문제를 모면하려고 공당의 공식 조직을 동원해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 중인 공직자들의 좌표를 찍고 조리돌림 당하도록 공개 선동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변호사 출신의 5선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반헌법적이고 반법치주의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의원은 "민주당 일부 기구의 행위라 할지라도 매우 몰상식적이고 지극히 위험스럽고 이성을 잃은 행위"라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존중을 제1 가치로 삼는 민주당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 당장 그 배포를 거둬들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2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어떤 효과를 노리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검사 명단 공개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공개된 검사 중에는 선의의 사람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좌표 찍기'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어떤 사람이든지 좌표 찍기를 해서 왕따시키고 그걸 집단적으로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의 극단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은 민주당에 있는 이 대표 반대 세력을 향해 욕설 등이 담긴 문자 폭탄을 보내 논란을 일으켜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26일 논평을 내 "좌표 찍기는 이재명 대표가 만든 정치마약으로, 막다른 골목에서 파멸할 것을 알면서도 투약하는 독약"이라며 "마약으로 잠시 두려움을 잊을 수는 있어도 파멸은 피할 수 없다. 좌표찍기가 스스로 파멸의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는 알람이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