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0월30일 "초당적 협력하겠다"… 11월1일엔 '정부 책임론'민주당 박홍근 "尹대통령 '제도 미비 탓'으로 돌려, 부적절" 비난고민정도 "미안해할 줄 모르는 정부, 감당하기 참 괴롭다" 정부 탓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윤석열정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이태원 사고 수습을 위해 정쟁을 자제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공언한 민주당이 책임 소재를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이태원 사고를 두고 "명백한 인재이고 정부 무능과 불찰로 인한 참사가 맞다"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지금부터 가장 중요한 일은 아무 이유 없이 천재지변도 아닌 내 가족·친지·이웃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야 했는지 그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며 "그래야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회의에서 납품단가 연동제(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및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카카오 먹통방지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 등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태원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긴급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민주당은 다른 어떤 것도 다 제쳐두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시민의 안전을 무한책임져야 하는 중앙정부의 주무장관과 지방정부의 구청장으로서 대형 참사를 미리 막지 못했다면 자중하면서 수습이라도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맹공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마치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서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그 원인을 제도 미비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국가애도기간에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사고 발생 현장을 살펴보며 관계자에게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는 말이야?"라고 말한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행사 주최자가 없으면 재난안전법의 대원칙에 따라 서울시·용산구청·서울경찰청·용산경찰서 등 정부당국이 나서야 할 일"이라며 "이미 그 전에 이태원 핼러윈 행사 등에서 정부나 경찰이 그렇게 해와서 별다른 사고가 없었던 것이고, 그 전과 달리 무방비·무대책으로 수수방관하다 보니 끔찍한 대형사고가 생긴 것이라고 수많은 국민과 언론이 지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와 관련 "책임 있는 정부당국자들 가운데 누구 하나 진심 어린 사과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큰 축제임에도 서울시에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능한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슬퍼할 줄 모르는 정부, 미안해 할 줄 모르는 정부는 감당하기 참 괴롭다"고 개탄했다.
  • ▲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조문객들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강민석 기자
    ▲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조문객들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강민석 기자
    친야 인사로 꼽히는 방송인 김어준 씨도 '정부 책임론'에 힘을 더했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태원 참사'를 두고 "이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하는데, 아니다. 이것은 정치문제가 맞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제가 2017년인지 2018년인지 연도는 정확하게 기억 안 나는데 분명히 일방통행이었다"며 "분명히 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준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이태원 축제에 대해 진입 통제를 한 적은 없다"고 김씨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이와 관련, 홍기현 경찰청 경비국장은 지난달 31일 경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이태원 축제에서 일방으로 인파가 흐르는 듯한 모습이 보였던 것은 코로나로 인해 QR코드가 작용하는 등 방역 게이트를 설치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지난달 31일 '이태원 사고'는 "대비하면 막을 수 있던 인재"라고 규정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재단, 4·16연대 소속 유가족 등 27명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에서 헌화 및 묵념을 했다.

    김종기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수습과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이후 모든 상황을 희생자와 유가족 입장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상황에서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대비하면 막을 수 있던 인재"라며 "세월호 참사를 끝으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8년 넘게 싸워왔는데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호텔 인근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나온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일 오전 11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56명, 중상자 29명, 경상자 122명 등 총 307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