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 성명 “이번 참사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 발생 막기 위해 지킬 것들”여과 없는 사고 당시 영상·사진 확산 막고, 혐오 표현 자제해야…언론도 보도준칙 준수해야
  • ▲ 이태원 핼러윈 압사사고 현장. ⓒ이종현 기자.
    ▲ 이태원 핼러윈 압사사고 현장. ⓒ이종현 기자.
    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압사사고와 관련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하 신경정신의학회)가 성명을 내놨다.

    오강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과 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 백종우 위원장 명의로 내놓은 성명을 통해 학회는 무분별한 행동으로 트라우마가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적시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크게 세 가지를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을 무분별하게 퍼뜨리는 행동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관련 영상과 사고가 SNS에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학회는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다”며 “이런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며 또한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회는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며 관련 영상의 확산 방지 및 시청 자제를 당부했다.

    두 번째는 혐오 표현 자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학회는 “온라인에서의 혐오 표현은 재난을 겪고 큰 고통 속에 있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트라우마를 더욱 가중시키고 회복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혐오와 낙인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해 재난 상황을 해결하는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학회는 강조했다.

    세 번째는 언론을 향한 당부였다. 학회는 “언론은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은 취재보도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 등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인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또한 이번 사고로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올바른 정신건강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등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학회는 제안했다.

    학회의 이 같은 지적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기자협회 등을 통해 언론계가 강조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한편 학회는 “이번 참사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회복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학회는 “이번 참사로 사망한 분들의 유가족과 지인, 부상당한 분들의 가족, 목격자, 사고대응인력 등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큰 충격이 예상되며 대규모의 정신건강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저희는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전문가의 사회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피해를 입는 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