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최근 출국금지…'희망살림' 이헌욱 전 GH사장과 고교 동창대장동 특혜 비리, 술 접대, 증거인멸 교사 의혹도…'李 27년 지기' 정진상, "검찰 주장은 허구" 반박
  • ▲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뉴데일리DB
    ▲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뉴데일리DB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성남FC 후원금'부터 '대장동 특혜 비리' '유흥주점 접대' 등 여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면서 정 실장을 향한 검찰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먼저 정 실장과 관련한 의혹 중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으로 재직할 당시 관할 기업들이 인·허가 등 민원 해결을 대가로 성남FC에 광고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 골자다.

    정진상, 희망살림 공동대표 이헌욱과 고교 동창

    이 사건과 관련된 기업 가운데 공익법인인 '희망살림'은 네이버로부터 지원 받은 40억원 중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비로 지출해 '네이버의 성남FC 우회 지원'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본지는 지난달 1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 씨의 처남 인태연 전 청와대 비서관이 당시 '리틀 이재명'이라고 불리던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과 함께 '희망살림' 공동대표였던 사실을 보도했다.

    이 전 사장은 정 실장과 부산 브니엘고 동기동창이다. 또한 2020년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를 맡았던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이 2017년 희망살림 상임이사였다.

    성남시에 본사를 둔 네이버가 희망살림을 거쳐 성남FC를 후원하는 과정에서 희망살림 공동대표였던 인 전 비서관과 이 전 사장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는데, 이 과정에서 정 실장과 이 전 사장의 학맥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檢, 공소장에 "이재명·정진상 공모" 적시… 조만간 소환할 듯

    검찰은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정 실장을 '공범'이라고 공소장에 적시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9월30일 두산건설 전 대표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뇌물(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우선 불구속 기소했다.

    성남시가 2015년 두산그룹의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 평을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해 주는 대가로 두산건설로 하여금 2016~18년 성남FC에 50억원의 후원금을 나눠서 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이들의 공소장에 B씨가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 정 실장(당시 성남시 정책실장)과 공모했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이들이 공범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정 실장을 대상으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 조만간 정 실장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27년 지기' 정진상

    정 실장은 1968년생으로 부산 브니엘고를 졸업했다. 1980년대 말 경성대 법정대 재학 시절 학생운동을 할 때는 아르헨티나 출생의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를 따라 '체'라는 가명을 썼다고 한다. 1994년 행정학과 4학년 때 중퇴했으나, 이후 2011년에 졸업했다.

    징 실장이 이 대표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성남시를 감시하는 시민단체인 성남시민모임 활동을 하면서다. 이후 이 대표가 성남시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고 활동하던 시절 사무장을, 2000년대 말 이 대표가 민주당 성남 분당갑지역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때는 간사를 지냈다.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선거대책본부 참모를 맡았다. 이 대표가 시장에 당선된 뒤에는 인수위원회에 참여했고, 이후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지냈다.

    2018년 이 대표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에는 비서실 정책실장, 이 대표의 경선 캠프인 열린캠프에서는 비서실 부실장을 지냈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되자 정 실장은 당 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에 임명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한 기자간담회에서 유 전 본부장은 '측근'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할 정도로 정 실장에게 돈독한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대장동 특혜 비리, 술 접대증거인멸교사 의혹도 제기

    정 실장은 '대장동 특혜 비리' 의혹에서도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정 실장은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대장동사업 관련 주요 문건 7건에 결재했다. 최종 결재권자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표였다. 

    정 실장은 남욱 변호사 등으로부터 2014년 5000만원을 받고, 유 전 본부장 등으로부터는 2013년 술 접대를 받은 의혹도 있다. 검찰은 최근 남 변호사가 유흥주점 종업원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복구해 당시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과 김용 부원장에게 술 접대를 한 물증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진상이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을 마셨다"며 "유흥주점에서 술을 한 100번 먹었는데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9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사건으로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통화에서 "정 실장이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했다는 진술도 검찰이 확보해 수사 중이다.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 실장 등에게는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또 "당시 압수수색 후 김 부원장이 통화에서 정 실장이 '대장동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야기가 다 됐다. 입원하면 체포하지 않기로 했으니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유동규 씨가 저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는 주장이다.

    정 실장은 "저는 이미 검찰·경찰의 소환에 응하여 수차례 조사를 받았다. 지난 9월16일에는 압수수색을 당해 핸드폰 등도 빼앗겼고 출국금지도 당했다"면서 "검찰이 추가로 조사할 것이 있어서 소환하면 언제든지 당당하게 응하여 성실하게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