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편하고 자연스럽게 경영"
  • ▲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예술의전당
    ▲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순수예술을 위한 극장이다. 오페라, 발레 전용극장으로 설계된 만큼 극장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조성진·양인모·임윤찬 등 세계적 클래식 스타를 배출한 음악영재아카데미 기능을 강화하겠다."

    지난 24일 취임 100일째를 맞은 장형준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IBK챔버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술의전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주요 계획과 사업들을 발표했다.

    장 사장은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예술의전당은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 높은 예술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새로운 비전은 오페라하우스(오페라극장·CJ토월극장·자유소극장)에서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이자 서울대 음악대학 교수로 활동한 장형준은 6월 17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술의전당 17대 사장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2025년 6월 16일까지 3년이다. 그는 미국 맨해튼음대 피아노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1995년부터 서울대 음대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했다.

    공연계는 대외활동이 많지 않았던 장 사장의 임명 소식에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예술의전당과 음대는 예술이라는 둘레 안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예술의전당을 운영 중이라는 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예술의전당 운영방향 목표로 △순수예술 장르별 전문성 강화 △미래 예술 세대 성장 지원 △문화예술 향유 플랫폼 선도 등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순수예술 장르 활성화를 위해 완성도 높은 자체 기획 공연을 확대한다. 특히, 오페라극장에서의 오페라·발레 장르 프로그램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10월 21~23일 개최하는 'SAC 오페라 갈라'를 시작으로 내년 10월에는 개관 35주년을 기념해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를 무대에 올린다. 2024년 '보컬 리사이틀 시리즈'와 세계적인 테너 이용훈의 한국 데뷔 무대인 '오텔로'를 공연하고, 2025년 2월에는 창작 신작 오페라를 선보인다.
  • ▲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예술의전당
    ▲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예술의전당
    2024년부터 뮤지컬 장기공연을 주로 대관했던 오페라극장의 여름·겨울 시즌(매년 1~2월, 7~8월)에는 오페라·발레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기획하고 유치할 계획이다. CJ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에서는 '정통 연극 시리즈'를 부활하는 등 더욱 다양한 장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을 배출한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의 활성화를 위해 커리큘럼, 교육과정 등을 개편한다. 1999년 개관한 음악영재아카데미는 초등학교 1~6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며, 지금까지 7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장 사장은 조성진·임윤찬·양인모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여주면서 "모두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에서 실기 수업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아이들이 경쟁에 노출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편안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장 사장이 가장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강조한 공연 영상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고품격 서비스에도 앞장선다. 지난 5월 오픈한 '공연영상 스튜디오-실감'을 통해 국내외 영상 콘텐츠 배급에 나서며, 2013년부터 시작한 영상화 사업 '싹 온 스크린'은 유니텔 오페라 등 해외 유명 클래식 미디어와 협업해 K-클래식을 전파한다.

    예술의전당 전용 모바일 앱 'SAC PASS(싹패스)'가 올해 연말 오픈된다. 공연 예매부터 공연장 입장, 회원혜택, 출차서비스까지 공연장 이용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바일을 통해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장 사장은 코로나19, 경기침체 등으로 악화된 재정 개선 문제에 대해 "재정 상태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차츰 개선될 예정"이라며 "정부와 국회, 예술의전당 모두 순수예술이 확대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국고보조금이 증액되고, 대기업 후원·협찬을 유치할 수 있도록 사장으로서 발로 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