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마닐라서 '아태 평화번영 위한 국제대회'… 리종혁과 김성태·양선길 참석쌍방울, 2018~2019년 '北 광물' 개발 추진… 대북 행사 준비 시기와 겹쳐이화영, 쌍방울 대북사업 편의 봐 주고 회사 법인카드 받았나… 검찰 의심
  • ▲ 쌍방울그룹 사옥 전경.ⓒ쌍방울
    ▲ 쌍방울그룹 사옥 전경.ⓒ쌍방울
    쌍방울그룹의 전·현직 회장 등 수뇌부가 2019년 당시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필리핀에서 공동 주최한 대북교류 행사에 참석해 북한의 고위급 인사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행사에는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경기도와 아태협은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제2회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개최했다. 2018년 11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 지 8개월 만에 비슷한 취지의 대규모 행사가 열린 것이다.

    제2회 대회에는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을 비롯해 송명철 정책부실장과 박철룡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처럼 북측 고위급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 행사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 그리고 방모 쌍방울 부회장 등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전 행사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부회장이 두 번째 대회에는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남북 경제협력 분야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위원장의 경우 남한 기업의 대북투자와 함께 교역 관련 실무를 전담하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소속으로, 북측 경제분야의 '핵심 인물'로 손꼽힌다. 

    다만 쌍방울 수뇌부가 당시 경기도 공식 대표단으로 참석했는지, 또는 행사 공동 주최 측인 아태협 소속으로 방문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경기도에서는 이 전 부지사를 포함해 정동채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장관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필리핀 현지로 보냈다.

    쌍방울, 대북 행사 기간에 '北 광물' 개발 추진하기도

    쌍방울은 대북교류 행사가 열렸던 2018~19년 주요 계열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를 내세워 '희토류' 등 희소한 북한 광물자원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대북교류 행사 이후 2019년 1월8일 아태협의 안부수 회장은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의 사내이사로 영입됐다. 

    당시 양선길(현 쌍방울그룹 회장) 나노스 대표이사는 "민간 차원에서 북측과 활발히 교류한 아태협을 통해 남북경협에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광산개발업'과 '해외자원개발업' 등을 나노스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쌍방울과 광림, 나노스 등의 종목은 '남북경협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주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검찰은 지난 18일께 이 전 부지사를 소환해 쌍방울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이유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취한 이득이 쌍방울의 대북사업에 모종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였는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