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NYT 인터뷰서 文 대북정책 비판… 北핵 억제 위한 한미동맹 강조한일관계 개선 의지도 밝혀… "그랜드 바겐 방식으로 풀어야"
  •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문 전 대통령은 "남북합의가 정권이 바뀌어도 이행되어야 한다"고 언급했고, 야당은 반발했다.

    "美 핵무기 사용 포함, 대북 억제 방법 총망라" 

    윤 대통령은 18일 보도된 NYT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관련해 "교실에서 한 친구(북한)에게만 사로잡힌 학생 같아 보였다"고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수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면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이 '쇼'라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 1월 외교·안보공약 발표에서 "정상이 만나서 '앞으로 잘해봅시다' 이야기하는 것은 정상회담이 아니라 쇼, 국내정치에 이용하는 쇼"라고 혹평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억제를 위한 한미동맹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확장억제라고 하는 것이 미국 영토 내에 있는 핵무기를 유사시에 사용한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북한이 핵을 도발하는 것을 억지할 수 있는 모든 패키지를 총체적으로 망라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대북정책과 함께 문재인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보인 모호한 태도를 지적하며 새 정부는 명확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미·중 간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고 보다 명확한 입장을 가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사드는 우리 주권사항, 타협 없다"

    윤 대통령은 중국과 외교문제로 비화한 사드 배치 문제와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FAB4(한국·미국·일본·대만) 참여와 관련해서도 명확한 견해를 내놨다. "사드 배치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주권사항이기 때문에 어떠한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FAB4 참여는 "모두에게 필요하고 합당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미·일 3각 공조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북핵 위협에 대응해 동북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방어체계"라며 "동북아 안보와 평화를 지키는 데 필요하다면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개선에도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한일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과거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일괄타결) 방식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文 "평양공동선언, 전쟁 없는 한반도의 시작" 자찬

    윤 대통령이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정부 시절 대북·외교정책을 비판하자 공교롭게도 19일 국회에서 열리는 문 전 대통령의 국회 한반도평화포럼 주최 '9·19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 서면 축사도 공개됐다.

    서면 축사에서 문 전 대통령은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선언, 10·4선언,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은 모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지사지하며 허심탄회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들어낸 역사적 합의들"이라며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평양공동선언과 관련, 문 전 대통령은 "전쟁 없는 한반도의 시작을 만방에 알렸고, 하늘과 땅, 바다 어디에서든 군사적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실천적 조치들을 합의했다"고 자평했다.  

    야당도 반박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정상 간 회담을 정치쇼라고 국제사회에 나가서 비난하면 대한민국 국격이나 위상이 어떻게 될지 참으로 걱정"이라며 "해외에서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과를 상대 진영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자중하실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NYT와 인터뷰는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직전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5박7일 일정으로 영국·미국·캐나다를 차례로 방문한다.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진행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20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