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추가 가처분 인용 가능성도 '위험부담'으로 판단'비대위원 일부 변경해 재출발'도 검토… 8일 출범이 목표
  • ▲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종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통한 당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9월8일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 개정의 첫 관문을 넘으면서다.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전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비상대책위원장 등 비대위 인선을 두고 인물난 속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일부 위원을 바꾼 '주호영 비대위'의 재출범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與, 당헌 개정해 비대위 출범 절차적 취약점 보완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비대위 전환 요건인 '비상상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 당헌 96조 1항의 비대위 출범 관련 당의 비상상황 요건을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사퇴'로 명시했다.

    '당 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의 기능 상실 등 비상상황이 발생할 때'라고 규정한 것을 명확하게 바꿔 법원이 당 비상상황 해석에 제동을 걸었던 사법 리스크를 넘기 위해 새 비대위 출범 바탕을 깐 것이다.

    비대위원장 궐위 또는 사고 시 직무·권한대행을 원내대표와 최다선 의원 등의 순으로 맡는다는 규정도 추가했다.

    상임전국위에서는 오는 5일 전국위 소집의 건도 의결했다.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안이 최종 의결되면 '새 비대위' 출범의 조건이 갖춰진다. 국민의힘은 이번에야말로 당 혼란을 종결시키겠다며 오는 8일 새 비대위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당헌 개정안이 1차 문턱인 상임전국위를 넘자 비대위원장 인선이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또 다른 고비인 차기 비대위원장 선정에 갑갑한 상황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새 비대위원장후보는 의원들의 의견을 고루 청취해 전국위 의결 직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위가 오는 5일로 예정된 만큼 주말 동안 비대위원장 인선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나 국민의힘 내에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연일 내홍만 거듭하는 당을 이끌기 위해서는 중진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지만,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만큼 중량급 인사들은 '선수'로 뛰기 위해 '심판'을 맡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미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의결된 비대위 재출범을 두고 중진의원들이 연일 반대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세운 것도 차기 당권 등 지도부 입성을 위해 유불리를 계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초선의원은 "이미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내용에 대해 당권에 욕심 있는 인사들이 나서는 것은 당 혼란 수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진들 인물난에 주호영 비대위원장 재선임 관측

    이 때문에 이미 한 차례 법원이 직무를 정지시킨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재등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법조인 출신 한 국민의힘 의원은 "법원이 8월9일 전국위에서 통과된 주호영 비대위원장 임명안건에 제동을 걸어 직무를 정지시킨 것"이라며 "우리 당이 당헌·당규를 고쳐 새 비대위를 선출하고 거기에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다시 임명하면 문제 없다"고 주장했다.

    정우택·김태호 의원 등 계파색이 다소 옅은 인사들을 추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나 당사자들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의 추가 가처분 신청 인용 등 위험부담으로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을) 마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대위원 인선은 비대위원장 몫이지만, 당 지도부에서는 주호영비대위 인사들을 대체로 유지하면서 일부를 새로 선임하는 안도 논의하고 있다. 엄태영·전주혜·정양석·주기환·최재민·이소희 등 비대위원 중 1~2명을 변경해 재출범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지도부 인사는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주호영비대위를 그대로 재출범할 경우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 있어 일부 명단을 변경해 우리가 어느 한쪽 의중이 쏠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