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신청하지 말라 했더니… 이준석, 인용되면 사퇴하겠다고 말해"이준석 "8월 초 상황을 왜 지금 얘기하나"… 사퇴 거부 입장 재확인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정상윤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정상윤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가처분 인용 시 대표직 사퇴를 언급했다는 정미경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폭로에 '8월 초 상황'이라고 31일 반박했다.

    실제로 법원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대상으로 이 전 대표의 가처분을 일부 인용하자 끝까지 대표직을 지키겠다며 버티는 모양새다.

    준석맘으로 불리던 정미경, 이준석과 대화 폭로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8월 초 상황의 얘기를 왜 지금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저에게 가처분을 하지 말 것을 종용하며 얘기했고, 저는 '가처분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잘못된 것을 교정하고 사퇴해도 사퇴하는 거지, 이건 용납이 안 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정 전 최고위원은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전인 지난 8일 제주도에서 이 전 대표와 6시간 넘게 독대한 사실을 공개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인터뷰에서 당시 "당을 위해 대표직을 사퇴하고 비대위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지 말라"고 설득했고, 이에 이 전 대표가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내가 대표직을 사퇴하면 국민과 당원이 '이준석이 당을 위해 자신을 내려놨다고 인식할 것'이라고 간곡하게 설득했다"고 밝힌 정 전 최고위원은 "그러나 이준석 전 대표가 '난 안 믿는다. 내가 기회를 잡았을 때 계속 갖고 가야 한다. 지금 그 기회를 내려놓으면 나한테 뭐가 오겠나'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정미경 전 최고위원에게) '가처분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득했고, 그즈음 (정 전 최고위원이) 장제원 의원과 여러 차례 통화 후 '본인은 사퇴하겠다'며 단독으로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그 이후 정미경 전 최고위원과 어떤 대화도 한 바가 없다"며 "물론 가처분 이후 저자들이 처신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방향성도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지금 방향성을 보면 정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8월 초의 낭만 섞인 결말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가처분 인용되자 대표직 유지 입장으로 선회

    이준석 지도부에서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 태도를 보여 온라인상에서 '준석맘'이라는 별칭을 얻은 정 전 최고위원의 폭로에 관해 과거 일이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되자 지난 29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의 직무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추가로 제기하며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못 박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자신과 가까운 정치권 인사들이 등을 돌리자 연일 국민의힘을 상대로 한 법정공방의 명분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결국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 돼간다"며 "저들이 넘지 못하는 분노한 당심의 성을 쌓으려고 한다. 당원 가입으로 힘을 보태 달라"고 적었다.

    그러나 당내 최다선(5선)인 서병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 전 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검증을 받는 방법으로 "전당대회에 나가는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전당대회에 나가더라도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별로 없지 않으냐"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