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7급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 '사적 채용' 논란 자초"청년에 상처 줬다면 사과… 젊은 세대 지지도 청년 실무자 노력"장제원, 권성동 논란 잠재우기… "정권교체 위해 뛴 분들 역차별"
  • ▲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대통령실 인사 추천 관련 발언과 관련해 사과했다.

    논란에 해명만 거듭하던 권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을 향해 '사적 채용' 프레임을 씌우고 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민께 설명이 우선임에도 제 표현으로 논란 커져"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줬다면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앞서 강릉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 아들인 우모 씨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알려지자 권 원내대표는 "내가 장제원 의원에게 물어봤더니 (우모 씨를) 대통령실에 안 넣었다. 그래서 제가 좀 뭐라 했다"며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고 말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권 원내대표는 "소위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 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며 "초심으로 경청하겠다.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은 끊임없이 말씀드리겠다. 앞으로 국민의 우려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둰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선출직 공직자 비서실의 별정직 채용은 일반 공무원 채용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재차 해명했다. "이들은 선출된 공직자와 함께 운명을 같이하고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실뿐 아니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실의 별정직에게 모두 해당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어 "저는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를 도우면서 캠프 곳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청년들을 많이 봤다"고 전제한 권 원내대표는 "청년들의 생각을 잘 이해 못했던 기성세대들을 내부에서 끊임없이 설득한 것도, 선거 캠페인을 변화시켜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얻게 한 것도 이름 없는 청년 실무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러한 청년들이 역대 모든 정부의 별정직 채용 관례와 현행 법령에 따른 절차를 거쳐 각 부서의 실무자 직급에 임용됐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권 원내대표가 하루 만에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전혀 문제 되지 않을 일을 권 원내대표가 7급, 9급 등의 말을 사용하며 논란을 키웠다"며 "설명만 잘했어도 충분히 넘어갔을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비서실 채용은 정규직으로 정년이 보장되는 직원이 아니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거나 대통령이 해임하면 자리를 그만두는 것"이라면서도 "(권 원내대표가) 설명을 적절하게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거칠다" 비판한 장제원, 권성동 사과에 힘 보태기

    채용을 추천 받은 당사자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가 끝난 후 "(권 원내대표의 사과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권 원내대표를 향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고 비판했지만, 사과했으니 더는 논란을 확산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를 오래 하신 분이 아니다. (정치 시작 당시) 최소 인력으로 시작했다"며 "그들이 선대위에 들어가서 일을 잘했고 인수위에서 살아남아 8, 9급으로 (대통령실에) 들어갔다. 그것마저 공정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하는 것은 1년간 아무 보수 없이 정권교체를 위해 윤 대통령과 열심히 뛴 분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 달 남짓한 기간에 대통령실·행정부·권력기관장을 꾸려야 한다"며 "그렇게 이해해 주시고 국민들도 이런 사정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사적 채용' 프레임을 씌우며 공세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