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소통관 기자회견장 예약 못하자 국회 분수대 앞 기자회견 계획국회 방호과, 회견 24분 전 "현직의원 대동 안 하면 기자회견 불가" 통보결국 국회 담벼락 밖에서 당대표 출마선언…"조국의 강 건너겠다"
  •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원장이 '권리당원 6개월'이라는 전당대회 출마 기준에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당대표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출마 불허 결정에도 출마를 강행한 박 전 위원장은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썩은 곳은 도려내고, 구멍난 곳은 메우겠다"며 당대표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野, 위선·내로남불의 강 건너지 못하고 있어"

    회견에서 "민주당은 청년과 서민, 중산층의 고통에 귀를 닫으면서 세 번의 선거에서 연달아 지고 말았다"고 지적한 박 전 위원장은 "그런데도 우리 민주당은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민주당의 몰락은 성범죄 때문"이라며 "성범죄는 무관용 원칙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서 민주당에 다시는 성폭력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우리는 아직도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며 "조국을 넘지 않고서는 진정한 반성도, 쇄신도 없다. 제가 대표가 되면 조국의 강을 반드시 건너겠다"고 약속했다.

    소통관 → 분수대 앞 → 정문…  밀려나는 박지현

    당초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분수대 앞에서 출마선언을 예고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시작 24분 전 박 전 위원장은 "국회 방호과로부터 국회 경내에서는 현직의원을 대동하지 않으면 기자회견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국회 정문 앞으로 회견 장소를 변경했다. 

    통상 기자회견이 이뤄지는 국회 소통관은 '현직 국회의원'만 예약 가능하다. 또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공간을 대여한 현직의원이 배석해야 한다. 

    박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 공간을 예약하고 배석할 '현직의원'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국회 내에서 회견을 열지 못한 이유를 "처음에는 수락을 하셨다가 부담감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고, 일정상 안 된 분도 계셨다"며 "'대놓고 지지하는 것은 어렵지만 마음속으로는 지지한다'고 말씀하신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욱 "박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반대해"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 직후 "전 박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5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에서 상대 후보와 표차를 줄이는 성과가 있었고 지선 과정에서 내놓은 '5대 혁신안' 등은 옳았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송영길·이재명 후보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잘못된 선택 등 몇몇 오류는 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며 "(이것이) 박지현 위원장이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당원이 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아 민주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불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