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에 사진 공개 논란… 반려견·식용견 논란… 공무에 코바나 직원 동행 논란윤석열 "공식 수행팀 없어, 혼자 다닐 수도 없고… 방법 좀 알려 주시죠" 되물어영부인 보좌 '제2부속실' 폐지했지만, 마땅한 대안 없어… 정치공세 빌미 우려
  •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SNS를 통해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건희사랑 페이스북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SNS를 통해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건희사랑 페이스북
    대선 당시 조용한 내조를 선언했던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달여 만에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에 반려견을 데려가 '인증샷'을 찍어 대통령실이 아닌 팬클럽을 통해 공개해 논란이 일었고, 최근에는 개고기 식용 금지를 주장한 데 이어 첫 공식 외부 일정에 지인을 동행한 사실이 드러나 비선 논란을 자초했다.

    김 여사의 행보마다 구설에 휩싸이자 여당에서도 영부인의 보좌 전담인력과 시스템을 빠르게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봉하마을 논란에 "제 처의 오래된 친구"

    윤 대통령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면서 최근 부인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과 관련한 논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언론에 사진 나온 분은 저도 잘 아는 제 처의 오래된 부산친구"라고 밝힌 윤 대통령은 "아마 들어야 할 것이 많아서 같이 간 모양인데, 봉하마을이라는 데가 국민 누구나 갈 수 있는 데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라며 "좀 방법을 알려 주시죠"라며 웃었다. 

    김 여사는 지난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을 당시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의 직원들과 동행했다. 코바나컨텐츠 전무를 맡고 있는 김모 교수 등 총 3명이 코바나컨텐츠 직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중 2명은 대통령실에 채용 지원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명은 지난 대선 때 논란을 빚은 '개사과' 사진을 윤 대통령의 캠프 인스타그램에 올린 당사자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사진과 영상이 게시됐고, 야당은 정부 예산과 대통령경호처의 경호가 따라붙는 공적 행사에 사적인 친분을 가진 인물들이 동행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尹 취임 이후 김건희 행보에 구설 계속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김 여사와 관련한 구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요일이던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5층에 위치한 대통령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찍은 사진과 청사 앞 잔디밭에서 반려견을 바라보는 사진 등이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 광장에서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 광장에서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1급 보안구역인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 대통령 내외의 사진을 찍은 사람과 사진 공개 과정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출입기자들 사이에 비판이 일었다. 대통령실 직원과 기자들은 청사 내에서 사진 촬영은 물론, 청사 잔디밭에 출입할 수 없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카메라로 부속실 직원이 촬영했고, 팬클럽에는 김 여사가 직접 사진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대통령실 직원이 찍은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대통령 가족 국정 개입의 예고편"이라고 비판했다. 

    김 여사와 팬클럽의 밀착 행보도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팬클럽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김 여사의 미공개 사진을 지속적으로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게다가 강 변호사는 팬클럽 회장 신분으로 '매관매직척결국민연대'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어 가입비를 1만원씩 모금한다는 공지를 올리며 논란을 키웠다. 

    팬클럽 회장은 자신 비판한 인물에 욕설

    심지어 강 변호사는 자신의 행태를 비판한 유창선 정치평론가를 향해 페이스북을 통해 "그지 같은 00, 뭐 눈에는 뭐만 보이냐. 내가 너 같은 그지 00냐"라고 욕설을 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 ▲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빨간 동그라미는 김 여사와 동행한 코마나콘텐츠 전무인 김모 교수. ⓒ대통령실 제공
    ▲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빨간 동그라미는 김 여사와 동행한 코마나콘텐츠 전무인 김모 교수. ⓒ대통령실 제공
    13일 공개된 김 여사의 언론 인터뷰도 논쟁의 대상이 됐다. 김 여사는 인터뷰에서 "경제규모가 있는 나라 중 개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라며 개 식용에 반대하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김 여사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찬반 여론이 갈렸다. 김 여사가 개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국가로 한국과 중국을 거론했지만, 이밖에도 스위스·싱가포르·베트남 등에서 개고기를 먹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려와 식용을 구분하지 못해 생기는 단편적 견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온라인상에서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지나친 권리 침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우려 시선… "중구난방식 안 돼"

    김 여사의 행보가 지속해서 비판의 대상이 되면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영부인의 정확하고 확실한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기존 영부인을 보좌하던 제2부속실을 폐지했지만, 대통령실이 이를 보완할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제2부속실이 폐지됐어도 영부인의 일정을 관리하고 챙길 직원의 임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지금처럼 중구난방식으로 행보를 하면 비판 요소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엄격한 업무 분장을 통한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 폐지와 조용한 내조를 공약했지만, 김 여사가 광폭행보에 나서며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며 "김 여사와 그 주변은 공사 구분하지 못한 채 연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15일 라디오에서 "제2부속실을 만들어 김건희 여사를 관리하지 않으면 반드시 사고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