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괄선대위원장 이재명의 굴욕… "투표해 주세요" 박지현·윤호중까지 지원사격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30일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한 표를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근 갈등 표출로 '불편한 동거' 상태인 윤호중·박지현 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참석했다. 상대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의 예상을 깬 약진으로 초접전 양상을 보이자 지도부까지 인천으로 달려가 힘을 보탠 것이다. 

타 지역 유세에 나서야 할 이 위원장이 인천에 발이 묶인 반면, 이 위원장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거꾸로 인천 계양을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에 대한 기대 잘 알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도 잘 알고 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면서도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민주당에 균형을 통한 국정안정의 기회를 주십시오"라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행동은 절망을 없애는 유일한 해독제"라고 강조한 이 위원장은 "아직 투표까지 2일의 시간이 남았다. 투표해 달라. 투표해야 이긴다"며 투표권 행사를 당부했다. 

대선 패배와 관련해서는 "지난 대선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 국민과 당원이 겪고 있는 좌절과 상처는 저 이재명에게 모두 맡겨 달라. 제 다리가 휘고 등이 벗겨지더라도 감당해내겠다"고 언급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호중 위원장은 "지방선거 투표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 출범 23일 만에 치러져 대단히 불리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이틀 동안 새로운 승리 역사를 만들겠다"고 장담한 윤 위원장은 "민주당과 함께해 달라. 국민 여러분이 투표하면 승리한다. 민주당에게 대한민국 바로 세울 기회를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현 위원장은 "대선 때 국민 여러분이 주신 심판은 아프게 받았다. 심판이 아닌 삶의 질을 선택해 달라"며 "새로 뽑힌 민주당 지역 일꾼들과 함께 국민의 자유와 삶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은 최근 586(50대·80학번·60년대생) 용퇴론 문제로 합동유세 일정을 취소하는 등 갈등을 빚다 최근 화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갈등의 불씨가 여전한 상황이다. 

대선주자이지만 지도부의 도움까지 받아야 할 처지인 이 위원장과 달리, 같은 대선주자인 안 후보는 분당갑을 넘어 타 지역까지 지원유세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안 후보는 주말인 28~29일 수도권 일대 지원유세에 나섰다. 안 후보는 28일 경기도 광주·고양시장선거 유세에 이어 인천 부평구청장,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지원유세 일정에 참여했다. 29일에는 경기도 군포·안양시에서 같은 당 김은혜 경기도지사후보 지원유세 일정을 소화하고 서울 관악구·성동구 유세장으로 옮겨 구청장후보 지지까지 호소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인천 계양을에서는 초접전, 성남 분당갑에서는 안 후보 우세로 나타났다.

25일 발표된 한국갤럽(중앙일보 의뢰)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23~24일 계양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에서 이 위원장은 45.5%, 윤 후보는 4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1.2%p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리서치(KBS 의뢰)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에서는 이 위원장 42.5%, 윤 후보 42.7%로 0.2%p 초박빙이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같은 기간 성남 분당갑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안 후보는 56.1%로 김병관 민주당 후보(28.2%)를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 밖에서 앞섰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7.9%p였다. 

기사에 인용한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