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간인 고문한 사람 있다고 민주화 운동 전체 폄훼 안해"1984년 '서울대 프락치 사건' 언급한 듯…윤호중·유시민 실형 살아
  •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청문회 중 보여준 패널에 담긴 기사.ⓒ1984년 10월 5일자 경향신문.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청문회 중 보여준 패널에 담긴 기사.ⓒ1984년 10월 5일자 경향신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민간인 고문·폭행 사건이 재조명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9일 민주당 측이 과거 검찰이 과잉수사를 했다며 비판하자 "과거에 민주화 운동을 하던 경우에도 민간인을 고문하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주화 운동 전체를 폄훼하지 않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한 후보자의 발언은 '서울대 프락치 사건'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자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민주당 탈당 논란이 있었던 민형배 무소속 의원과 '과잉수사' 논란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민 의원은 한 후보자를 향해 "검찰은 조국 장관 수사를 함부로, 심하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결국 죽음으로 끝났는데 다들 검찰의 정치적 살인이라고 했다"며 "70회가 넘는 압수수색 등 조국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저는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과잉수사가 아니었다고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건에 대해서 당사자가 음모론을 펴면서 수사팀을 공격하고 여론을 동원해 수사팀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집중적인 수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한 후보자는 '조국 일가족 도륙이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것이든 사과할 의향이 없다는 것이냐'는 민 의원의 질의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제가 관여한 바가 없고,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제가 관여했는데 사과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민 의원이 '과거 검찰은 소위 비둘기 태우기 수법을 통해 과잉수사를 해왔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과거에는 민주화 운동을 하던 경우에도 민간인을 고문하던 사람도 있었지만, 옛날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서 민주화 운동 전체를 폄훼하지 않지 않느냐"라며 "관여하지 않은 특정한 사안을 들어 어떤 기관 자체를 폄훼하고 그 기능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하는 것에는 동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민 의원은 "잠깐만. 민주화 운동을 하던 분들이 고문했다고 했나"라고 되묻자, 한 후보자는 "저는 그렇게 알고 있는 바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민 의원이 "민주화 운동을 하던 분들도 민간인을 고문했다는 것이냐,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질문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화 운동 인사들이 민간인을 폭행한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점을 들어 공격에 나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일부 서울대생이 과거 타 대학생을 정보기관 프락치로 오인해 폭행했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와 폭행한 대학생들의 사진이 나와있는 신문 기사가 담긴 패널을 들며 "84년 서울대 프락치 사건을 말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유 의원의 패널에는 붉은 글씨로 '윤호중'이라고 쓰여 있었다.

    유 의원은 "현 민주당 지도부와 소위 진보적 지식인이 많이 관여됐다"고 했고 한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알고 말한 것은 아니었으나 당시 그런 사건이 있었다 정도로만 안다"고 말했다.

    서울대 프락치 사건은 1984년 9월 서울대 학생들이 민간인인 타 학교 대학생 4명을 경찰 프락치로 몰아 감금·폭행해 다치게 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윤호중 위원장을 비롯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실형을 살았다.